[TV리포트=조혜련 기자] ‘국화꽃향기’처럼 여전히 곁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배우 故 장진영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7년의 시간이 흘렀다. 2008년 9월, 위암 판정을 받은 지 1년 만에 세상에 안녕을 고한 그녀. 유독 가을이 빨리 찾아온 이번 해 그녀의 기일, 장진영의 대표 유작을 꼽아봤다.
◆ 아련한 향기와 함께 떠오르는 ‘국화꽃향기’
장진영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영화 ‘국화꽃향기’(2003). 이 작품은 김하인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 한 것으로, 장진영은 대학 독서 클럽에서 만난 후배 서인하(박해일)와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을 하는 여자 민희재로 분했다.
공교롭게도 이 작품에서 장진영이 연기한 민희재는 실제의 장진영과 닮은 부분이 많아 팬들을 더욱 눈물짓게 했다. 장진영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이자, 그래서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이 됐다.
◆ 씩씩하고 당찬 스물아홉의 기록 ‘싱글즈’
‘싱글즈’(2003)에서 장진영은 서른을 눈앞에 두고 있는 디자이너 나난을 연기했다. 사랑과 일 사이에 놓인 29살 직장 여성의 고민을 보여줬다. 장진영이 출연한 작품 중 가장 밝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였던 나난은 깜찍한 헤어스타일, 세상과 맞서는 당찬 모습,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어깨를 내어주는 다정함까지 다양한 매력의 장진영을 보여줬다. 특히 이 작품은 장진영에게 두 번째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 장진영의 연기력을 인정받은 작품 ‘소름’
‘소름’(2001)에서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이자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피폐한 여자 선영 역을 맡아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상처 입고 겁에 질린 여자의 처연한 눈빛과 표정을 잘 살린 장진영은 이 작품을 통해 연기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부산영화평론가협회산 신인여우상,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디렉터스 컷 올해의 여자 연기자 상, 판타스포르투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 조선 여성 비행사의 짧은 삶을 담은 ‘청연’
‘청연’(2005)은 조선 최초의 여성 비행사 박경원의 삶을 그린 시대극. ‘소름’으로 호흡을 맞췄던 윤종찬 감독과 장진영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장진영은 여류 비행사이자 불의의 비행 사고로 요절한 실존 인물 박경원의 삶을 소화하기 위해 하루 10시간 이상 비행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봉 당시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으나 장진영의 대표작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각 영화 포스터, 스틸컷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