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결국 현아가 나섰다. 큐브를 살릴 수 있는 건 이 카드 밖에 없는 모양이다. 하긴 메인을 둘 다 잃고, 그 만큼 따라 줄 후발 주자도 딱히 없다. 그렇다면 현아의 파격 수위는 더 높아지는 건가. 아버지 같은 큐브에게 현아의 효심이 담긴 보은이 시작된다.
현아는 곧 혼성그룹 트리플H로 출격한다. 멤버 구성은 현아를 주축으로 소속사 후배 펜타곤 멤버 후이와 이던으로 꾸려진다. 이미 곡은 완성됐고, 재킷 촬영을 마쳤단다. 뮤직비디오 작업을 앞둔 상태로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다.
2011년 현아는 혼성듀오 트러블메이커로 활동했다. 비스트 출신 장현승과 합을 맞췄다. 단 두 장의 앨범만 냈지만, 그 시너지 효과는 여느 인기 아이돌 이상이었다. 한시적 활동에도 불구 트러블메이커는 브랜드화됐다. 무대와 뮤직비디오 안에서 현아와 장현승은 열애설이 나돌 정도로 밀착됐고, 농염했다. ‘야했다’는 적나라한 표현이 가장 어울렸다.
2017년 현재, 공교롭게도 현아와 장현승만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에 남았다. 현아가 소속됐던 포미닛은 해체됐고, 장현승은 비스트를 이탈했다. 비스트 역시 이름만 남았을 뿐, 나머지 다섯 멤버는 회사를 떠나 하이라이트로 새롭게 출발했다. 큐브에는 비스트를 다시 해야 하는 장현승만 잔류한 상태다.
지난해 경영권 갈등으로 큐브는 심하게 휘청거렸다. 그 와중에 비투비와 씨엘씨가 번갈아 컴백했고, 펜타곤은 데뷔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비투비와 포미닛을 대체할 수 없었다. 비스트가 벌어오던 수익을 비투비가 채워주지 못했고, 포미닛이 뿜어낸 파급력을 씨엘씨가 도저히 커버하지 못했다. 시작부터 삐걱대던 펜타곤은 대형 아이돌로 자리 잡지 못했다.
큐브는 설립 이래 가장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상장사로 출범하며, 여느 엔터테인먼트사와 카테고리를 달리했다. 위치는 변했을 수 있지만, 가치는 따라주지 않았다. 오히려 예전만 못한 상황에 이르렀다. 초강수가 필요했다. 그 결단의 중심에 현아가 있다. 이 모든 사태를 타파하기 위한, 큐브에 유일한 희망이 현아가 되겠다.
현아는 그룹, 듀오, 솔로가 다 되는, 대한민국 가요 시장에 독보적인 존재다. 중학생으로 데뷔했을 당시부터 남다른 섹시미를 지녔다. 차츰 나이를 먹으며 현아의 성숙미는 그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이미지를 확보했다. ‘패왕색’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유일한 가수. 현아가 사라지면, 패왕색도 함께 증발되는, 대체불가 캐릭터다.
그런 현아에게도 혼성 3인조 선택은 파격을 넘어설 수도 있겠다. 그룹에서 여성 하나, 남성 둘의 구조는 그리 낯설지 않다. 하지만 현아가 투입되면 달라진다. 그 농도가, 성질 자체가 확연히 달라진다. 단순하게 이성의 조화를 이뤘던 그룹은 일순간에 19금 콘텐츠로 변모된다. 앞서 트러블메이커가 보여줬던 것처럼. 그래서 현아가 이끄는 트리플H를 향한 기대와 우려가 동석한다.
현아는 평소 홍승성 큐브 회장을 향한 신뢰가 굳건하다. 원더걸스를 떠나야 했던 자신을 포미닛으로 다시 데뷔시켜준 홍승성 회장에 믿음이다. 이 때문에 현아는 9년째 큐브와 연을 맺고 있다. 이면에는 건강이 악화된 홍승성 회장에 대한 효심도 담겨있다. 그래서 직속후배 펜타곤도 챙긴다. 멤버 후이와 이던은 현아와 그룹 결성으로 분명 대중에 확실한 인상을 남길 것이다.
2009년 큐브는 현아를 살렸다. 물론 현아 덕에 포미닛도, 큐브도 성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7년 현아는 큐브를 회생시키기 위해 전면에 나섰다. 현아의 보은으로 큐브와 상생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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