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질투의 화신’ 조정석 고경표는 치열하게 부딪힌다. 친구를 보기 위해 5시간 비행기를 타야 하는 거리도 마다하지 않던 끈끈한 우정은 사랑과 질투 때문에 틀어졌다. 그 원인이 된 공효진 또한 현실과 이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등장인물 모두가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이보다 더 솔직할 수 있는 드라마가 있을까.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서숙향 극본, 박신우 이정흠 연출)은 질투라곤 몰랐던 마초 기자 이화신(조정석)과 재벌남 고정원(고경표)이 생계형 기상 캐스터 표나리(공효진)를 만나 질투로 스타일 망가져 가며 애정을 구걸하는 양다리 로맨스를 그린다.
‘질투의 화신’은 첫 화부터 지금까지 설명에 충실하게 이야기를 펼쳤다. 자신을 3년이나 짝사랑했던 표나리를 제 절친 고정원에게 소개해준 이화신은 남자 유방암 진단을 받고, 자신과 의료진 외에 이 사실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표나리로부터 보살핌을 받았다. 점차 표나리를 향한 마음이 열릴 즈음, 고정원과 표나리는 연인이 됐다.
그때부터 이화신의 ‘표나리앓이’가, 다정하고 따뜻한 젠틀맨이었던 고정원의 변화가 시작됐다. 이화신은 ‘잘못된 만남’을 부르며 제 친구의 커플을 안타까움 가득한 시선으로 지켜봤다. 이화신의 마음을 알게 된 고정원은 표나리를 지키기 위해 이화신에게 “뒤통수치지 말라”고 경고하고, 부모가 원하는 정략결혼 상대를 마다하고, 엄마에게 버럭 할 만큼 달라졌다.
무엇보다 세상에 둘도 없는 절친인 줄 알았던 이화신 고정원ㅇ 표나리를 향하는 제 마음을 위해, 친구를 향하는 질투에 눈이 멀어 진흙탕 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보는 이가 있건 없건 치열하게 싸우고, 솔직하게 제 감정을 드러냈다.
이는 다른 출연진도 마찬가지. 표나리는 3년간 짝사랑했던 이화신이 달라지자 관심과 부담을 동시에 드러냈다. 옆집 옥탑방으로 이사 온 이화신을 의식하고, 애교를 부리며 속내에 감춰져있던 그를 향하는 마음을 은연중에 드러냈고, 고정원과는 연인이 됐지만 호칭 바꾸는 것조차 어려워할 정도로 거리를 좁히지 못 했다.
남편이 죽은 후 홀로 남은 딸을 사이에 둔 낳아준 엄마 계성숙(이미숙)과 키워준 엄마 방자영(박지영)의 관계, 그 사이에 놓인 셰프 김락(이성재)을 두고 튀는 불꽃, 이빨강을 사이에 둔 절친 표치열(김정현) 오대구(안우연)의 서로를 향하는 경계, 이화신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홍혜원(서지혜), 누구보다 고정원과 표나리가 틀어지길 바라며 이화신을 응원하는 고정원의 정략결혼 상대자 금수정(박환희)까지 솔직하게 제 감정을 드러내고, 제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참는 것이 어른이고, 양보가 미덕이라던 세상에서 ‘솔직하지 못 해서’ 놓쳐버리는 안타까움이 아닌 ‘누구보다 솔직하게’ 제가 원하는 것을 드러내는 ‘질투의 화신’. 답답한 속에 사이다 한 잔 들이켠 것 같은 시원한 전개로, 아름답지만 유치한 감정이라는 사랑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이 드라마, 시청자가 ‘질투의 화신’에 열광하는 이유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질투의 화신’ PD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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