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공항가는 길’ 엔딩에는 마법이 존재한다.
KBS2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이숙연 극본, 김철규 연출)은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를 통해 공감과 위로, 궁극의 사랑을 보여주는 감성 멜로 드라마이다. 김철규 감독-이숙연 작가 등 ‘감성장인’이 만들어 낸 섬세하고 풍성한 감성이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한 것이 ‘공항가는 길’만의 감성이다. 일상적이면서도 덤덤한 대사 속에 담긴 깊은 감성들이 매회 촘촘하게 고조되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두드리고 있는 것. 이 같은 ‘공항가는 길’의 감성의 백미는 엔딩에서 폭발한다. 이쯤에서 가슴이 쿵 내려앉는, ‘공항가는 길’의 엔딩마법을 되짚어 보자.
◆ 1회, 비행기에서 마주한 두 男女 “안녕하세요. 저 효은이 엄마에요”
1회 내내 스치듯 마주하지 못했던 최수아(김하늘 분)와 서도우(이상윤 분). 두 사람은 우연처럼, 혹은 운명처럼 비행기에서 마주하게 됐다. 비행기 안, 직감적으로 서도우가 애니(박서연 분) 아빠라는 사실을 깨달은 최수아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서도우 씨? 안녕하세요. 저 효은이 엄마에요.” 마주하며 흔들리는 두 남녀의 눈빛. 이 복잡 미묘한 감정을 섬세한 연기로 담아낸 김하늘 이상윤 두 배우의 표현력까지. 그야말로 심장이 쿵, 가슴이 울컥해지는 1회 엔딩이었다.
◆ 2회, 한강의 여명을 함께 바라본 두 男女 – 흔들리는 눈맞춤
서도우에게 애니의 유품을 전해준 최수아. 역시 우연처럼 혹은 운명처럼 두 사람은 공항에서 밤을 지새웠고 함께 한강의 여명을 바라보게 됐다. 눈부신 여명의 순간, 서도우는 타국에서 그토록 한강을 그리워했던 애니를 떠올리며, 한강 바람에 애니의 유해를 날려보냈다. 친딸은 아니지만 깊이 아끼고 사랑했던 딸 애니와 이별의 순간. 이를 지켜본 이가 최수아이다.
최수아의 눈빛은 가슴 아픈 이별을 한 서도우에게 큰 위로가 됐다.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한강의 풍광, 눈을 맞추는 순간 드리운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 등. TV 속 두 남녀는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그럼에도 TV 앞 시청자들의 가슴은 일렁였다.
◆3회, 고개 돌린 두 男女 “온몸이 타 들어갈 것 같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3회에서 최수아는 갑갑한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서도우의 작업실을 찾아갔다. 그리고 자신에게 위로가 되는 순간임을 인식했다. 그 순간, 서도우의 아내인 김혜원(장희진 분)이 나타났다. 아슬아슬한 삼자대면의 순간, 최수아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서도우와 김혜원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며 두려움을 느꼈다.
그때 최수아는 마음 속으로 되뇌었다. “온몸이 타 들어갈 것 같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관계의 변화와, 그에 따른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 변화가 오롯이 담긴 3회 엔딩이었다.
◆ 4회, 알 수 없는 끌림의 두 男女 “보고 싶어요”
서도우는 애니가 품고 있던 비밀에 한 걸음 다가섰다. 그 동안 친부와 만난 줄 알았던 공간에서, 홀로 들판만 바라보던 애니의 과거를 알아버린 것. 이때 마치 그 모습을 바라보기라도 한 것처럼 최수아는 “애니는 기다린 거에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서도우는 울컥한 마음에 최수아에게 전화했고 “보고 싶어요”라고 마음 속 깊은 곳 말을 꺼냈다. 이들의 감정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안방극장을 발칵 뒤집어 놓은 4회 엔딩이었다.
4회까지 수많은 명장면을 탄생시키고, 4번의 마법 같은 엔딩을 보여준 ‘공항가는 길’. 멜로가 허락한 최고의 감성을 보여줄 ‘공항가는 길’의 다음 엔딩 마법에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KBS2 ‘공항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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