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부산=김수정 기자] “저요? 잔혹한 영화 집중해 찍을 때 귀엽죠.”
9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영화 ‘그물’ 무대인사에는 김기덕 감독을 비롯, 배우 김영민, 이원근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 부문에 초청된 ‘그물’은 배가 그물에 걸려 어쩔 수 없이 홀로 남북의 경계선을 넘게 된 북한 어부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견뎌야만 했던 치열한 일주일을 담은 영화다.
‘그물’은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세계적인 극찬을 받았다. 김기덕 감독의 7번째 베니스영화제 초청이었다. 앞서 김기덕 감독은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바 있다.
이날 무대인사에는 ‘수취인불명'(01),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03), ‘일대일'(14) 등을 통해 김기덕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김영민과 ‘그물’로 첫 호흡을 맞춤 이원근이 자리했다. 김영민은 ‘그물’에서 무자비한 조사관 역을 맡아 지독한 악역 연기를, 이원근은 동포애를 지닌 오진우 역을 맡아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
김기덕 감독은 “‘그물’은 남북한, 인간에 대한 영화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아서 많은 분이 볼 수 있는 영화다. 부디 영화를 보고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운을 뗐다.
이원근은 “김기덕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을 때 정말 기적처럼 느껴졌다. 촬영장도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고, 전화 받자마자 기뻐서 말이 안 나올 정도였다”고 김기덕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춘 소감을 드러냈다.
이날 김영민은 “시나리오 읽자마자 좋은 영화가 나올 것 같았다.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영민은 “김기덕이 변했다”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었다. 다만 추위를 많이 안 타시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김기덕 감독은 ‘붉은가족’에 이어 또 다시 남북관계를 스크린으로 소환한 것에 대해 “남북 관계가 긴장 관계에 있지 않나. 우리 문제를 정확하게 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물’을 통해 남북관계의 긴장감이 풀리길 바란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그물’은 열흘 만에 찍은 영화. 김기덕 감독은 “촬영기간, 제작비에 비례해서 영화의 품질을 평가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이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김기덕 감독은 “자연인 김기덕은 귀엽다는 평가가 많다. 스스로 언제 가장 귀엽다고 생각하나”라는 재치있는 질문에 “내 영화가 잔혹하다고 하는데 인간의 진심, 본질을 그린 것이다. 그런 영화를 집중해서 가장 귀여운 것 같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부산=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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