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푸른 바다의 전설’ 전지현의 엉뚱함, 이민호의 능글맞은 매력이 빚은 비주얼 끝판왕 드라마의 탄생이다.
16일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 연출 진혁)에서는 강렬한 첫등장을 알린 인어(전지현 분), 허준재(이민호 분) 모습이 그려졌다.
시작부터 강렬했다. 조선시대 인어로 분한 전지현은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인어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인어 분장에 대한 우려는 모두 기우였다. 돌고래처럼 심해를 유영하는 인어의 자태는 한국 드라마에서 전에 본 적 없는 유형의 비주얼이었다. 인어 분장을 하고 대사 한마디 없이 이를 소화한 전지현의 공도 컸다.
조선시대 인어는 인어기름을 얻기 위한 귀한 수단으로 여겨졌다. 동시에, 사람의 기억을 뺏어간다는 소문으로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는 존재이기도 했다. 이에 인어(전지현 분)는 그물에 걸려 사람들에게 포획되고 말았다. 인어를 살려준 건 담령(이민호 분)이었다. 달빛이 드리운 바닷가에서 서로의 손을 잡은 두 사람의 모습은 한폭의 수채화 같았다. 하지만 “인어의 손을 잡지 않는 편이 좋다”라는 뱃사람의 한마디가 묘한 긴장감을 안겼다.
시간은 현재로 흘렀다. 담령은 사기꾼 허준재로 환생했고, 인어는 오랫동안 삶을 영위하며 바닷가를 떠돌았다. 그사이 인어는 멸종위기 직전의 위기에 놓였다.
인어는 파도에 휩쓸려 육지에 표류하게 됐고 갑작스레 생긴 다리에 당황했다. 직립보행하게 된 인어는 준재의 호텔을 찾아 음식을 훔쳐먹고 옷장에 숨어 있다 발견됐다. 준재는 인어를 경찰에 신고했다. 말도 못하고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 인어의 모습이 순수한듯 기행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준재는 인어가 차고 있는 팔찌가 60억 원을 호가한다는 사실을 알고 인어를 경찰서에서 빼내 옷과 밥을 사주며 달래기 시작했다.
인어가 인간세상에 적응하는 과정이 귀엽고 엉뚱하게 그려졌다. 전지현은 특유의 푼수기 다분한 연기로 소화했다. 전작 ‘엽기적인 그녀’, ‘별에서 온 그대’를 떠올리게 했다. 다소 과한 대목도 더러 있었지만 전지현의 수려한 비주얼에 눈감고 넘어갈 수 있었다. 대사 한마디 없이 인어를 연기한다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이민호의 능글맞은 사기꾼 연기 역시 맞춤옷을 입은듯 자연스러웠다.
제작단계부터 판타지 멜로를 표방한 ‘푸른 바다의 전설’. 막상 그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했던 것 이상의 엉뚱한 로맨스가 담겨 있었다. 1초 뒤도 예상 불가한 드라마. 인어와 사기꾼 앞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지켜볼 일이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SBS ‘푸른 바다의 전설’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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