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미씽’ 엄지원, 공효진이 제대로 독 품었다.
2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이언희 감독) 언론시사회에는 이언희 감독과 배우 엄지원, 공효진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미씽:사라진 여자’는 어느 날 보모와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건 이후 진실을 쫓는 여자의 5일간의 추적을 그린 영화다. ‘만약 보모가 내 아이와 함께 사라진다면?’이라는 일상 속 두려움을 바탕으로 한 사실감 넘치는 시나리오로 일찍부터 충무로를 들썩이게 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엄지원, 공효진의 열연이 압도적이다. 전반부는 엄지원이, 후반부는 공효진이 이끄는데, 주연배우 두 사람이 동시에 제 인생연기를 뛰어넘는 광경이 그 자체로 드라마틱하다. 스릴러 장르물로서의 성취도도 뛰어나다. 100분이 속도감 넘치게 흘러간다. 피해자, 가해자를 떠난 여성으로서의 연대와 공감대에 주목했다는 것 역시 기존 스릴러, 납치극과 차별점을 갖는다.
김희준, 김선영, 박해준 등 조연 캐릭터까지 실감나게 세공한 감독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사회성도 짙다.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드러나는 약자에 대한 사회의 폭력적 시선과 무관심이 현 시대를 돌이켜보게 한다. 영화 말미에서는 2년 전 온 국민에게 깊은 상흔을 남긴 세월호가 연상되기도 한다.
이언희 감독은 “본인의 개인 생활이 중요하고 주변을 돌아볼 기회가 적다. 때문에 주변인에 대해 살필 여유가 없다. 실제로 아직 (중국인)한매 같은 사람이 있다. 우리가 편하게 살고 있는 동안에도, 우리가 식당에서 만난 곳에서 만난 직원들, 청소하는 분들, 간병인들도 그들 각자의 아픔과 삶이 있다는 것을 느끼길 바란다”라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엄지원은 워킹맘이자 싱글맘으로, 어느 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진 보모와 딸을 찾아 나서는 지선을 맡아 드라마틱한 감정 연기를 펼쳤다. 액션 장면에서도 감정 연기를 놓치지 않는 신공을 발휘,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지선의 절박하고 답답한 상황을 폭발할 듯한 오열로 스크린을 뜨겁게 적신다.
엄지원은 “모성은 내가 알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 일이지만 지선이라는 캐릭터로 가슴 깊에 아파하고, 결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모성 연기에 대해 설명했다.
공효진은 이번 작품에서 또 한 번 파격의 변신에 나섰다. 까칠한 낯빛, 정돈되지 않은 비주얼이 얼마 전까지 브라운관에서 로코퀸으로 활약하던 그이가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 중국어 연기도 흠잡을 곳 없다. 비밀스러운 보모 한매라는 캐릭터를 섬세하게 만들어냈다. ‘미쓰 홍당무’, ‘러브픽션’ 등 스크린에서 매번 새로운 변신을 이어온 그는 이번에도 제 한계를 넘어섰다.
공효진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중국인 설정이었다. 모국어 수준의 유창한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평가가 두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다. 흔한 경험이 아니다. 여운이 가시질 않더라. 더 고민할 것 없이 출연했다”고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미씽:사라진 여자’는 데뷔작 ‘…ing’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언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1월 30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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