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재심’, 제2의 ‘변호인’ 될까.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재심'(김태윤 감독, 이디오플랜 제작) 제작보고회에는 김태윤 감독을 비롯, 배우 정우, 강하늘, 김해숙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재심’은 16년 전 전북 익산의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에서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10년 간 옥살이를 하게 된 소년의 누명을 벗겨 주기 위해 긴 싸움을 시작한 한 변호사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2000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전북 익산의 약촌 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 사건을 소재로 다룬 영화다. ‘도가니’, ‘부러진 화살’, ‘변호인’을 잇는 부조리한 대한민국을 고발하는 작품. 특히 ‘재심’은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을 소재로 해 더욱 뜨거운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우는 사건의 주인공 현우(강하늘)를 만나 점차 변해가는 변호사 준영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준영은 돈도 없고 빽도 없이 변호사 면허증 하나만 믿고 살아온 소시민이다. 정우는 특유의 위트 있는 연기로 무거워질 수 있는 소재의 영화에 관객이 숨 쉴 틈을 안긴다.
정우는 “시나리오의 힘이 굉장히 컸다.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그 다음 장이 궁금하더라. 이 영화 같은 이야기가 실화라는 얘길 들었을 때 놀랍고 충격적이었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강하늘은 소년 시절 억울한 옥살이 끝에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청년 현우를 맡았다. 현우는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목격자였지만 경찰의 강압수사로 용의자가 되고 10여 년 감옥살이를 하게 되는 인물. ‘동주’ 이후 충무로가 주목하는 배우로 떠오른 그는 밝은 소년이었던 현우가 10년간 수감생활을 통해 세상과 단절된 생활을 하게 되는 과정을 호소력 짙은 연기로 표현한다.
강하늘은 “약촌오거리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사실부터 시나리오를 읽기 전부터 긍정적으로 작품을 보게 됐다. 실제 사건에 가졌던 관심도 연기에 영향을 끼치긴 했다. 하지만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교도소에 살았을 현우를 떠올려 보니 더이상 분노도, 억울함도 없을 것 같더라. 이 지점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연기 주안점을 둔 부분을 전했다.
‘국민엄마’ 김해숙은 아들 현우(강하늘)의 무죄를 확신하고 고군분투하는 엄마 순임을 연기한다. 모든 걸 체념하고 세상을 등졌던 아들 현우가 변호사 준영을 만나 삶의 의지를 찾는 모습을 보며 희망을 되찾는 인물. 연기 인생 40년 내공을 아낌없이 쏟아냈다는 후문. 김해숙은 “많은 엄마를 연기했지만 이 엄마가 지닌 아픔을 표현하기는 유독 힘들었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영화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태윤 감독은 실화를 소재로 한 것에 대해 “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의 완성도와 재미인 것 같다. 모든 영화인은 진정성 있게 작품을 한다. 거기서 더 한발짝 나가야 하는 것은 영화의 완성도가 아닌가 싶다”고 털어놨다.
강하늘은 “이 사건, 이 인물을 돌이켜볼 수 있는 건 삶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본인의 삶과 다른 종류의 삶도 한번쯤 돌이켜 볼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 되길 바라”라고 힘주어 말했다.
‘재심’은 ‘또 하나의 약속'(14), ‘잔혹한 출근'(06)을 연출한 김태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월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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