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2000년 5월 해체할 당시에는 상상도 못했겠지. 17년 후 국내 첫 돔공연을 하게 될 거라고. 2017년 9월 여전히 뜨겁다. 무려 16년의 공백을 깨고 다시 뭉쳤다. 맏형 40세, 막내 38세로 당당히 아이돌 1세대의 자랑이 된 젝스키스다.
2017년 젝키가 현존하고 있다. 아이돌 1세대를 대표하는 선배 그룹으로. 그것도 20주년을 맞은 젝키가 됐다. 젝키는 이를 기념하고자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SECHSKIES 20TH ANNIVERSARY CONCERT’를 개최했다.
이날 젝키는 25곡을 선곡, 2시간을 훌쩍 넘는 러닝타임을 채웠다. 1집 타이틀곡 ‘학원별곡’부터 최근 발매한 5집 타이틀곡 ‘특별해’ ‘웃어줘’를 선곡했다. 댄스 그룹으로 활동했던 젝키는 건재함을 과시하듯 부지런히 무대 위를 뛰어다녔다.
◆ 특별한 2017년, 젝키와 웃어줘
젝키에게 2017년이 특별하다. 1997년 데뷔 후 그룹 H.O.T.와 함께 아이돌 1세대 문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기간은 그리 길지 못했다. 유닛과 솔로 활동 병행이 어려웠던 당시 분위기는 젝키를 존속할 수 없게 했다. 그래서 젝키는 2000년 5월 해체했다.
젝키의 컴백을 기다리는 팬들은 여전했다. 매년 젝키의 재결합 관련 해프닝은 반복됐다. 여섯 멤버 중 다섯이 번갈아 연예활동을 시도했기 때문. 그중 리더 은지원의 입지는 확실했다. 그렇게 2016년 4월, 은지원을 주축으로 젝키가 모였다. MBC ‘무한도전’의 프로젝트로 모인 젝키는 여섯 명의 완전체 무대를 꾸몄다.
그리고 그해 5월, 젝키는 제대로 재결합 컴백을 발표했다. 물론 5인조로 축소됐고, 소속사 이적도 있었다. 오히려 그게 젝키에겐 기회였을 수 있다. 멤버 이재진과 가족으로 엮인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가 젝키의 열풍을 놓치지 않았다. 그렇게 젝키는 16년 만에 콘서트와 신곡을 차례로 선보였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싱글 형태로 신곡을 발매했던 젝키는 지난 21일 정규 5집 ‘ANOTHER LIGHT’를 내놓았다. 더블 타이틀곡 ‘특별해’ ‘웃어줘’를 포함해 9곡. 젝키는 2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두 곡의 첫 무대를 펼쳐내며 팬들과 밀접한 시간을 나눴다.
◆ 데뷔 20주년, 젝키의 소화력
젝키는 오프닝 무대부터 ‘약속된 운명’(아마게돈), ‘학원별곡’, ‘사나이 가는길’(폼생폼사)로 화려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오늘 단 하루만 하는 공연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젝스키스 20주년 콘서트다. 그래서 몸도, 목소리도 아끼지 않고 다 쏟아내겠다”고 했다.
젝키의 전성기 당시 국내에 없던 돔공연장.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돔 무대에 선 멤버들은 벅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이렇게 멋진 곳에서 콘서트라 감사하다” “인생 처음 돔 콘서트다 행복하다” “돔 공연 후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보자” 등으로 감격을 내비쳤다.
하지만 본이들의 각오와 달리 아쉬운 면면이 포착됐다. 늘 스스로를 메인보컬이라고 소개하는 멤버 강성훈은 립싱크 비중이 훨씬 많았다. 현장에 울려 퍼지는 노래와 강성훈의 입은 맞지 않았다. 심지어 소절을 놓쳐 미소로 대신하기도 했다. 멤버 이재진은 파트도 많지 않은데 가사를 잊는 실수를 저질렀다. 서브보컬을 맡고 있는 멤버 장수원은 불안한 음정으로 감상도를 떨어뜨렸다.
젝키는 은지원, 이재진, 김재덕, 고지용, 강성훈, 장수원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고지용의 고사로 16년 만의 컴백은 다섯으로만 이뤄졌다. 그 탓에 6인이 아닌 5인으로 곡도 새로 녹음했다. 신곡을 내는 사이사이 서울, 부산, 대구에서 콘서트도 진행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6년 전 젝키는 꽤 여러 번 단독 콘서트도 이끌었다. 그럼에도 20주년을 맞은 젝키가 콘서트를 소화하는 능력은 부족해보였다.
이날 젝키는 신곡 ‘특별해’ ‘느낌이 와’ ‘현기증’ ‘웃어줘’ ‘오랜만이에요’로 엔딩 무대를 채웠다. 멤버들은 재등장해 ‘아프지 마요’ ‘세 단어’ ‘그날까지’ ‘슬픈 노래’ ‘특별해’를 앙코르 곡으로 택해 20주년 콘서트를 마무리한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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