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거장 오우삼 감독의 신작 ‘맨헌트’의 첫 발표회가 15일 중국에서 열렸다. 크랭크업 뒤 열린 첫 행사에 주연급 배우들이 참여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중국 연예계의 달라진 분위기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일본 배우는 참석하고, 한국 배우는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 사드 배치 영향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는 한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영화 ‘맨헌트’는 오우삼의 신작이자 배우 하지원의 출연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하지원은 지난해 영화 촬영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발표회에 하지원은 없었고, 일본 톱배우인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맨헌트’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고, ‘맨헌트’는 일본 영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영화 촬영지도 일본 오사카다. 그가 중국에서 열린 발표회에 참석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겠다.
후쿠야마 마사하루와 마찬가지로 하지원의 출연은 캐스팅 당시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에서 큰 화제를 몰고 온 뉴스였다. ‘기황후’의 한류 스타인 하지원이 거장인 오우삼 감독과 만난다는 소식은 국내는 물론 중화권 전역에서도 이슈였다. 하지원은 이 영화에서 미녀 킬러 역을 맡았다.
중국에서 영화 발표회는 그야말로 치열한 홍보의 현장이다. 영화 개봉 전 대중에 영화를 알리는 자리인 만큼, 온갖 홍보의 수단을 총동원한다. 영화에 특별출연하는 톱스타도 발표회에는 참석하는 게 관례다. 영화 속 하지원의 비중이 어떻든 기존의 중국 영화계라면 하지원을 자리에 초대하는 게 당연한 절차다. 하지만 ‘한한령’으로 한류가 얼어버린 중국 영화계에서 한국 배우를 발표회에 세우는 것은 불가능했던 모양이다.
한편, 후쿠야마 마사하루를 영화 전면에 내세운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 분쟁과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사실로 오랜 시간 반일감정을 품고 있는 중국이 사드 배치 이후 한국에서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너의 이름은’이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으며, 일본 드라마 ‘101번째 프러포즈’의 중국 리메이크, 일본 배우 아카니시 진의 중국 진출 등 한국의 대체재를 일본에서 찾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국내 사드 배치의 영향이 연예계의 ‘한한령’을 시작으로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며 우려를 낳고 있다. 한류 위기를 극복할 출구 전략을 찾고 있지만 이렇다 할 방법을 찾지 못 하고 있다. 언제쯤 중국 한류에 청신호가 켜질지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한탄하고 있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하지원 인스타그램, 영화 ‘맨헌트’ 공식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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