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지난 14일, 중국 SNS 웨이보에는 #MAMA滾出中國#(MAMA 중국에서 나가라)라는 핫키워드가 등장했다. 관련 내용은 순식간에 웨이보를 통해 공유됐고, ‘마마 보이콧’ 이야기까지 나왔다.
무엇이 중국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일까. 발단은 2017 MAMA 개최를 앞두고 공식 홈페이지에 등장한 투표 페이지의 투표 현황이었다. 국가별 투표 퍼센티지를 표시한 게 문제였다. 중국 외에 홍콩, 마카오, 그라고 대만을 ‘국가’로 취급한 탓이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홍콩과 마카오 모두 자치지역이기는 하나 중국에 속해있다.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는 하나라는 의미다. 또 중국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는 대만도 해당된다.
중국 네티즌의 분노는 정당했을까?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하나의 중국 보는 시선은 입장에 따라 다르다. 특히 대만의 경우 정립된 정의가 아닌 중국 측 주장일 뿐이다.
과거 트와이스 쯔위 사태가 떠오른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는 이유로 중국인들의 뭇매를 맞고는 사과 영상까지 찍었다. 한국은 물론 대만인들이 울분을 터뜨린 사건이었다. ‘하나의 중국’의 고압감을 채득한 사건이었다.
물론 MAMA 측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국가’가 아닌 ‘지역’으로 표기했다면, 그리고 중국 네티즌의 반발에 사과하고 중국과 홍콩, 대만을 중화권으로 묶어 표기한 점 등은 아쉬운 부분이다. 중국이 또 한 번 세계에 ‘하나의 중국’을 주장할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표기가 MAMA뿐일까? 국내 굴지의 글로벌 기업 S의 공식 홈페이지에도 ‘Visit Your Country Site’라는 안내와 함께 중국, 홍콩, 대만이 국기와 함께 따로 명시돼 있다. 아시아인이 모두 주목하는 MAMA는 타깃이 됐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사드 문제가 해결돼 다시금 한중 문제에 해빙 무드가 불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이번 사태는 더욱 주목된다. 결과적으로 MAMA는 중국 네티즌의 컴플레인을 수용했다. 한중 문화 교류의 주도권은 여전히 중국에 있다는 방증이다. 닫혔던 문이 다시 열렸다 한들, 그 문턱을 덜컥 넘기 망설여지는 이유다. 언제, 어떤 곳에서 돌발 사태가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활발한 문화 교류가 재현될지는 미지수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중국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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