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또 타임슬립이냐고요? 제가 먼저 썼어요.”(박은령 작가)/ “박혜수·양세종, 우리가 먼저 발굴, 뒤늦은 방송 아쉽죠.”(윤상호 PD)
‘사임당’ 작가와 PD가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만큼 늦은 편성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17일 오후 2시 서울 목동SBS에서 SBS 새 수목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윤상호 PD, 박은령 작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임당’은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이 이태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이영애)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퓨전사극.
타임슬립이자 사전제작 드라마로 본격 제작 전부터 업계의 관심을 모았지만, 이미 타임슬립과 사전제작이 보편화되고 있는 드라마 환경에서 뒤늦은 편성으로 피해를 본 것도 사실이다.
박은령 작가는 특히 타임슬립 소재에 대해 “이 작품을 구상하고 시놉시스가 나와서 저작권을 등록한 게 2014년 7월이다. 촬영도 지난해 5월 끝났다. 내가 먼저 썼는데도 방영이 늦는 바람에, 많이 서운하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작가는 타임슬립이 기존 드라마의 타임슬립과는 다르다며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시간과 공간의 엇갈림이 나온다”면서 18세기 풍양조씨의 비망록인 ‘자기록’이 ‘사임당’의 발화가 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윤상호 PD는 “내가 사전제작을 가장 많이 한 감독”이라며 “중국 심의를 받기 위해서 사전제작을 한 게 아니다. 사전제작의 과정이 고통스러웠지만 나름대로 좋은 결실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완성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임당’은 배우 이영애가 ‘대장금’ 이후 13년여 만에 복귀하는 드라마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은령 작가와 윤상호 PD는 이영애의 캐스팅에 대만족했다.
박은령 작가는 “이영애가 다작을 하는 배우가 아닌데, 사극도 보고 싶고 현대물도 보고 싶어서 제안했더니, 본인도 오랜만에 하는 작품인데 두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더라”라며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이영애는 정말 사임당이다. 사임당에 매우 적합했고, 다른 선택은 없다”라고 말했다.
윤상호 PD는 “이영애는 매우 인간적인 배우”라며 인간적인 배우, 엄마 이영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런가 하면 이겸 역에 송승헌을 캐스팅하면서 “사임당에 따라가는 드라마라는 인식이 있다 보니 캐스팅이 어려웠다. 송승헌도 고민을 많이 한 걸로 안다”라며 “한류스타, 꽃미남 송승헌의 이미지를 벗고, 중후한 배우가 되는 계기를 ‘사임당’이 만들어 주리라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사임당은 드라마화하기 어려운 역사적 인물로 꼽힌다. 박은령 작가는 여기에 도전 의식을 느꼈다. 박 작가는 “조선 최고 천재 율곡의 엄마, 5만 원권 주인공 등을 알고 있지만, 당시는 화가 신씨로 불렸다”며 “사임당은 산수화로 일가를 이룬 인물”이라며 사임당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드라마에 살려냈다고 밝혔다.
윤상호 PD는 “톡톡 튀고 섹시하고 발랄한 드라마가 ‘사임당’일 수는 없다”라며 “‘사임당’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깊이와 이 시대 한 번쯤 느껴야 할 감동이 포진해 있다는 걸 어필하고 싶다”라고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밝혔다.
‘사임당’은 ‘푸른바다의 전설’ 후속으로 오는 26일 첫 방송된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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