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콜드플레이를 ‘콜플’이라고 부르는 수준이 아니다. ‘뜨또’, ‘오이’ 등 팬들이 해외 스타를 향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기발한 센스를 더해 붙여준 별명들이 있다.
한국에 있는 팬들이 먼 나라 스타의 풀네임을 부르는 대신 만들어낸 간단하면서도 재치 넘치는 애칭들, 그 속뜻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 뜨또? 아름다운 분? 폭소만발 별명의 유래
문제적 팝스타 저스틴 비버를 일컬어 ‘뜨또’라고 부르는 팬들이 있다. 대체 저스틴 비버는 어쩌다 뜨또가 됐을까? 비밀은 바로 팔에 새긴 이름이다. 저스틴 비버가 팔에 지난 2014년 팔에 ‘비버’라는 한글 문신을 새겼는데, 이를 90도 돌려 읽으니 ‘뜨또’가 됐다는 것. 각종 스캔들을 일으키는 악동과도 어딘지 잘 어울리는 별명이다. “뜨또가 또”라는 말도 관용구처럼 쓰이고 있다.
‘아름다운 분’이라는 애칭의 주인공은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팝스타 아담 램버트다. 아담 램버트가 참석했던 2012년 MAMA 레드카펫에서 원타임 대니가 “레드카펫 스타 중 가장 인상 깊은 스타는 누구였나”라는 질문에 아담 램버트라고 답한 에피소드에서 나온 별명이다.
당시 레드카펫 MC를 맡았던 방송인 이솔지의 물음에 대니는 “저는 일단 아담 램버트”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솔지는 이를 “아름다운 분”으로 잘못 알아듣고 “아름다운 분”이라고 되뇌었다. 대니가 “아담 램버트”라고 정정했지만 이솔지는 또 알아듣지 못 하고 “김효진 씨도 있었고 박신혜 씨도”라고 동문서답을 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 이후, 아담 램버트의 한국 팬들은 아담 램버트를 ‘아름다운 분’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조니 뎁에게 팬들이 붙여준 애칭은 ‘풍양 조씨’다. 몇 년 전 ‘연예가중계’와의 인터뷰에서 완벽한 한국어 발음을 구사한 뒤 얻은 별명이다. “안녕하세요”라고 말한 그의 발음이 한국인 못지않게 자연스러웠던 덕분에 방송을 본 네티즌 중 누군가가 이른바 조니 뎁이 사실 한국인이 아니냐는 ‘풍양 조씨설’을 제기, 친근한 별명을 얻게 됐다.
영어를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매우 소중한 미드 ‘모던 패밀리’의 주인공인 소피아 베르가라는 드라마에서 라틴계 특유의 영어 발음을 구사해 귀여운 별명을 갖게 됐다. 바로 ‘똑뚜미 여사’다. 극중 ‘토크 투 미'(Talk to me, 나한테 말해봐)라는 대사를 자주 하는데, 그 발음이 꼭 ‘똑뚜미’로 들려 한국 팬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 이름이 너무 길어요. 그냥 번역할게요.
해외 스타들에게 붙여준 애칭의 대부분은 본명보다 짧다. 풀네임을 적기에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발음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한국식 번역 이름이 등장했다.
브래드 피트의 한국 별명은 ‘빵발’이다. 이름이 빵(bread) 그리고 발(feet)과 영어 철자는 다르지만 한국으로는 발음이 같아 생긴 별명이다. 자매품 ‘빵 오빠’ ‘빵 아저씨’도 있다.
‘인셉션’ 조셉 고든 레빗의 별명은 ‘조토끼’다. 역시 실제 영어 철자는 다르지만 ‘래빗'(rabbit, 토끼)와 한국어 발음이 같다. 여기에 ‘토끼’와 조셉 고든 레빗을 구분 짓기 위해 성(姓)처럼 ‘조’를 붙여 ‘조토끼’라는 애칭이 완성됐다.
‘셜록 홈즈’의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별명 ‘오이’도 번역 애칭이라 볼 수 있다. 그의 성인 컴버배치의 앞 두 글자 ‘컴버’가 영어 단어인 ‘큐컴버'(cucumber, 오이)에서 ‘큐’를 뺀 것과 같다는 데서 유래했다. 여성 팬들 사이에서는 주로 ‘오이 오빠’로 불린다.
# 이름이 너무 길어요. 한국 이름을 줄게요.
2000년대 초 청바지 광고로 한국 여심까지 강탈했던 SMAP 출신의 일본 톱스타 기무라 타쿠야에게는 아주 친숙한 한국 이름이 있다. 바로 ‘김탁구’다. 기무라 타쿠야의 애칭인 ‘기무 타쿠’에서 변형된 이름이다. ‘제빵왕 김탁구’와 같아 친숙한 애칭이다.
여성들의 워너비 보디라인을 가진 톱모델 미란다 커의 한국 이름은 ‘미란이’. 팬들은 많은 한국 여성들이 가진 이름이기도 한 ‘미란이’를 별명으로 붙여줘 미란다 커를 더욱 친근하게 만들었다. 비슷한 사례로 ‘햄식이'(크리스 헴스워스), ‘한순이'(스칼렛 요한슨), ‘김태론'(태런 에저튼), ‘히들이'(톰 히들스턴) 등이 있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영화 스틸, TV리포트 DB, CJ E&M, KBS2 캡처, ‘모던 패밀리’ 캡처, 후지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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