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충무로도, 할리우드도 실연 논란이 뜨겁다.
서예지 주연의 영화 ‘다른 길이 있다’가 연탄 가스 흡입 연기로 비난을 받고 있다. 극중 서예지가 연탄 가스 자살 장면을 위해 실제 가스를 마시는 게 어떻겠냐는 권유를 받은 것.
서예지는 “연탄을 CG 처리해줄 줄 알았는데 ‘진짜 연탄을 마시면 안 되냐’라는 제안에 큰 결심하고 실제 캐릭터가 돼 연기했다. 감독님이 컷을 안 해줘 진짜 죽을까봐 불안했다”라고 촬영 당시에 대해 털어놨다.
비난이 거세지자 ‘다른 길이 있다’의 조창호 감독은 트위터를 통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조창호 감독은 “아주 조금 불이 붙은 연탄을 사용했다. 대부분 연기가 실제 연탄 가스가 아니었으나 미량의 연탄 가스가 흘러 나왔음은 변명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배우의 동의와 무관하게 진행하지 말았어야 했다. 질타 받아야 마땅한 부분”이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번 사례는 최근 할리우드에서 불거진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실연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1972년작인 이 영화는 최근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배우 마리아 슈나이더의 동의 없이 강간 장면에서 버터를 사용했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감독은 “성폭행 장면에서 리얼리티를 담아내기 위해 마리아 슈나이더에게 알리지 않고 버터를 사용했다. 슈아니더가 여성으로서 수치심을 보여주길 원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마리아 슈나이더는 인터뷰를 통해 “감독과 상대 배우 말론 블란도에게 강간당한 느낌이 들었다”고 당시 참담한 심장을 전했다.
이는 명백한 폭력이다. 리얼리티를 위해, 작품성을 위해라는 변명이 결코 면죄부가 될 순 없다. 영화는 예술이지 잔혹한 스너프 필름이 아니다. 배우의 인권과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작품성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촬영장의 그릇된 과욕에 상처받는 이가 더는 없길 기대해 본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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