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라라랜드’가 6관왕을 차지했다. 작품상은 ‘문라이트’가 차지했다. 작품상으로 ‘라라랜드’가 언급돼 수상소감까지 진행된 후 작품상 수상작이 번복됐다. 아카데미 시상식 최초의 해프닝이다.
26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89회 아카데미시상식이 열렸다.
남우주연상은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케이시 애플렉에게 돌아갔다. 밴 애플렉의 친동생으로도 유명한 케이시 애플렉은 이번 작품에서 절제되면서도 깊은 진폭의 열연을 펼쳤다. 하지만 후폭풍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케이시 애플렉은 7년 전 영화 ‘아임 스틸 히어’를 연출하던 당시 여성 스태프에게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영화가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이번 논란이 새삼 재조명받은 바.
여우주연상 부문은 이견은 없었다. 트로피의 주인공은 전 세계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모두 휩쓸다시피한 엠마 스톤에게 돌아갔다. 생애 첫 아카데미 트로피다.
이번 시상식 최대 관심사는 ‘라라랜드’의 다관왕 독주였다. ‘라라랜드’는 13개 부문에 걸쳐 14개 후보로 지명됐다. 주제가상에는 ‘시티 오브 스타’와 ‘오디션’ 두 곡이 노미네이트됐다. ‘타이타닉’, ‘이브의 모든 것’ 이후 역대 최다 후보 기록이다. 이에 아카데미 최다 수상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 바. 아카데미 최다 수상기록은 총 11개 트로피를 거머쥔 ‘벤허'(59), ‘타이타닉'(97),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03)이다.
의상상(신비한 동물사전), 음향편집상(컨택트), 음향효과상(핵소 고지)이 다양한 작품에 돌아가며 ‘라라랜드’의 신기록 달성은 사실상 물거품, 아쉬움을 남겼다. 시상식 중반까지 촬영상, 미술상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예상대로 음악 관련 부문은 싹쓸이했다. ‘라라랜드’는 음악상, 주제가상을 거머쥐었다. 주제가상은 ‘시티 오브 스타’로 받았다. 이로써 저스틴 허위츠는 오스카 첫 수상에 트로피를 두 개나 거머쥐게 됐다.
‘라라랜드’의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감독상을 거머쥐며 역대 아카데미 시상식 최연소 감독 기록을 만들었다.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1982년생으로 올해 한국나이 33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날선 비판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해 “좌파 성향”이라고 밝히며 불참을 선언했던 바. 사회자 지미 키멜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국가가 분열됐다. 이제 우리는 한데 모여야 한다”라는 말로 시상식을 시작했다.
지미 키멜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지난해 인종차별적이란 비판을 받았는데 올해는 아니다. 모두 도널드 트럼프 덕분이다”라는가 하면 트럼프가 과대평가됐다고 비하한 메릴 스트립을 가리키며 “과대평가된, 20번째 오스카 후보로 오른 배우가 오셨다”고 말해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비난은 수상소감에서도 이어졌다. ‘세일즈맨’으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이란 출신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은 “이 자리에 참석하면 우리 국민들에게 실례가 되는 것 같다. 미국 이민국 결정에 따른 우리의 의견을 드러낼 기회였다. 우리 국가도 그간 인권의 희생양이 돼 왔다. (도널드 트럼프는) 전 세계를 분리시키고 있다”고 보이콧 이유를 밝혔다.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은 앞서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2012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흑인의 선전도 돋보였다. 매년 백인 일색 비난을 받은 아카데미는 올해 변화와 쇄신을 꾀했다. 올해는 오스카 역사상 최초로 연기상 전 부문에 흑인 배우가 노미네이트된 바. 이변은 결과로 이어졌다. 남녀조연상 트로피 모두 흑인 배우에게 돌아갔다. ‘문라이트’의 마허샬라 알리와 ‘펜시즈’의 바이올라 데이비스가 남녀조연상을 받았다. ‘문라이트’로 천재 감독 반열에 오른 베리 젠킨스는 각색상도 거머쥐었다.
비올라 데이비스는 ‘헬프’, ‘다우트’ 등에서 좋은 연기를 펼쳤으나 아카데미와는 인연이 없었다. 세 번째 노미네이트 끝에 트로피를 거머쥐게 됐다. 바이올라 데이비스는 무대에 올라 연출을 맡은 덴젤 워싱턴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 다음은 수상자(작) 목록
▲작품상:’라라랜드’ ▲남우주연상:케이시 애플렉(맨체스터 바이 더 씨) ▲여우주연상:엠마 스톤(라라랜드) ▲감독상:다미엔 차젤레(라라랜드) ▲남우조연상:마허샬라 알리(문라이트) ▲여우조연상:바이올라 데이비스(펜시즈) ▲각본상:케네스 로너건(맨체스터 바이 더 씨) ▲각색상:베리 젠킨스(문라이트) ▲분장상:크리스토퍼 알렌 넬슨(수어사이드 스쿼드) ▲의상상;콜린 앳우드(신비한 동물사전) ▲음향편집상:실뱅 벨레마르(컨택트) ▲음향효과상:케빈 오코넬(핵소 고지) ▲촬영상:라이너스 산드그렌(라라랜드) ▲미술상:데이빗 와스코(라라랜드) ▲편집상:존 길버트(핵소 고지) ▲시각효과상:로버트 레가토(정글북) ▲주제가상:’시티 오브 스타'(라라랜드) ▲음악상:저스틴 허위츠(라라랜드) ▲장편애니메이션상: ‘주토피아'(바이론 하워드 감독) ▲단편애니메이션상:파이퍼) ▲장편다큐멘터리상: ‘O.J:메이드 인 아메리카'(에즈라 에델만 감독) ▲단편영화상:’싱'(크리스토프 데아크 감독) ▲단편다큐멘터리상:’더 화이트 헬멧츠'(올란도 폰 아인지델 감독) ▲공로상: 성룡, 앤 코츠, 린 스톨마스터, 프레더릭 와이즈먼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아카데미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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