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지호 객원기자] 지난 2013년 은퇴를 선언했다 최근 복귀 소식을 알린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복귀 배경이 ‘너의 이름이.’ ‘이 세상의 한구석에’ 등의 인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간 겐다이는 지난달 28일 애니메이션 업계뿐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의 미야자키 하야오의 복귀가 당연하다고 느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영화 저널리스트인 오오타카 히로오 씨는 “두 작품의 선전(善戦)이 미야자키 감독에게 자극제가 됐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은 현재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 각지에서 전례 없는 붐을 일으키며 2016년 최고 화제작으로 꼽혔다. 흥행 수입은 240억 엔을 돌파해 일본 역대 흥행 수입 4위를 기록했다.
‘이 세상의 한구석에’는 전쟁을 배경으로 서민의 애환을 그리는 작품으로 ‘너의 이름은.’만큼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진 않지만 입소문을 통해 관람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일본 내 상영관은 200개 이상이다.
반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스튜디오 지브리의 경우 감독이 손을 뗀 이후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은퇴작이었던 ‘바람이 분다’가 흥행 수입 120억 엔을 기록한 뒤 ‘가구야 공주 이야기(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흥행 수입은 24억 엔에 그쳤다. ‘붉은 거북'(마이클 두독 드 비트 감독)은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노미네이트됐지만 수상은 불발됐다. ‘붉은 거북’의 흥행 수입은 1억 엔에도 못 미쳤다.
과거 10년 이상 일본 영화 역대 흥행 수입 순위 TOP3를 독점해왔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는 이러한 사연이 엄청난 자극이 됐을 것이라는 게 오오타카 씨의 설명이다.
앞서 닛칸 스포츠, 시네마 투데이 등 일본 언론들은 지난달 24일 미야자키 감독이 은퇴를 번복하고 제작 활동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상 이벤트에서 밝힌 것. 스크지 토시오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지금 열심히 도쿄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스즈키 토시오는 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장편 애니메이션을 기획하고 있었다”면서 미야자키 감독이 자신에게 20분 분량의 스토리보드를 보며 감상평을 묻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미야자키 감독이 이끌던 스튜디오 지브리 홍보담당자 역시 이에 대해 “스즈키 토시오가 말한 게 전부”라면서 사실상 미야자키 감독의 복귀를 인정했다.
한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지난 2013년 9월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할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은퇴를 표명하면서도 “바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여지를 두기도 했다.
이지호 기자 digrease@jpnews.kr / 사진=미야자키 하야오, JP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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