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역시 믿고 보는 엄정화였다. ‘당신은 너무합니다’ 엄정화가 제대로 일을 냈다.
스타가수와 모창가수의 데칼코마니처럼 닮은 삶을 쫄깃하게 풀어낸 MBC 새 주말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하청옥 극본, 백호민 연출) 첫 방송이 정극이 줄 수 있는 극적이면서도 풍성한 스토리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성공적인 첫인상을 남겼다. 이 같은 전개에 힘입어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첫 방송부터 시청률 12.0%(닐슨코리아, 전국)를 기록, 향후 시청률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안겼다.
이날 ‘당신은 너무합니다’에서는 20여 년간 정상의 자리에서 톱가수로 화려한 삶을 누리는 스타가수 유지나(엄정화)와, 카바레 무대에서 모창가수로 살아가는 정해당(구혜선)의 극과 극 인생을 대비되게 그리며 이들이 펼칠 애환어린 인생사에 서막을 열었다.
가는 곳마다 구름 같은 팬덤을 몰고 다니고 기업 회장의 구애를 받을 정도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지나는 젊은 시절 앞 못 보는 어린 아들을 버린 상처를 지우지 못한 채 살아가는 그늘진 스타였다. 허름한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아픔을 달래던 중 지나가 만나게 된 인물은 다름 아닌 자신을 희화화해 모사하는 유쥐나라는 예명의 모창가수 정해당. 지나에게 “폐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을 수시로 건네는 해당은 카바레 무대에서 농도 짙은 유머를 구사하고, 취객이 던지는 바나나에 맞고도 웃을 줄 아는 여유를 지녔지만 알고 보면 세 동생들의 학비를 책임지며 가족을 부양한, 마찬가지로 짙은 그늘이 진 인생이었다.
각자가 선 위치는 달랐지만 서로 다른 애환을 지닌 스타가수와 그녀의 짝퉁가수는 그렇게 서로의 삶에 다가서게 되고, 예기치 못한 지나의 깊은 상처가 노출되는 돌발 사건이 벌어지며 두 사람의 갈등은 첫회부터 팽팽한 긴장감으로 향후 전개에 대한 호기심에 불을 당겼다.
특히 이 같은 과정은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원톱으로 극을 이끌어 온 배우 엄정화의 명불허전 연기력과 화면 장악력을 만나 꽃을 피웠고, 하청옥 작가의 쫄깃하고도 밀도 높은 대사 또한 빛을 발하며 눈 뗄 수 없는 흡입력으로 극에 대한 집중도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이날 방송에서는 박성환(전광렬)의 아내이자 박현준(정겨운)의 어머니인 재벌가 안주인 최경애 여사의 자살이라는 미스터리하면서도 극적인 사건 역시 모습을 드러내며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아버지를 향해 극도의 적개심을 드러내는 현준의 모습을 비롯해, 안주인의 죽음에 냉랭한 태도를 보이는 재벌가 사람들의 생경한 풍경과, 그 와중에 서열 다툼을 하는 며느리들의 모습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갈등을 만들어내며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시각장애를 지닌 이경수(강태오)가 아무도 몰래 최경애 여사로부터 죽음에 얽힌 편지를 받는 등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첫회부터 촘촘하게 쌓아 올린 갈등의 단초들과 극적인 설정으로 향후 전개를 주목케 했다.
한편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불꽃같은 인생을 사는 스타가수와 그녀의 모창가수가 유행가 가사처럼 애증과 연민으로 얽히며 펼치는 달콤쌉싸름한 인생 스토리를 담아낼 드라마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45분 방송.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MBC ‘당신은 너무합니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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