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윤균상이 홍길동으로 거듭났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극본 황진영/연출 김진만, 진창규/제작 후너스엔터테인먼트) 13회에서 충원군(김정태)을 유배 보내는 데 성공한 길동(윤균상)이 성씨를 얻고 홍길동으로 거듭났다. 평생 감히 꿈꿔보지 못했던 것을 얻고 감격해 하는 홍길동 사단의 전율은 안방극장까지 전해졌다.
이날 홍길동 사단의 활약은 늘 상 그랬듯 떠들썩했다. 기방을 열어 끈덕지게 물밑작업을 해, 나라의 동태를 살피고, 계략을 세운 길동이 능청스러운 거짓말로 왕족 충원군을 무너뜨리는 모습은 짜릿한 쾌감을 안겼다.
충원군의 몰락을 두 눈으로 목도한 아모개(김상중)는 자신이 일군 땅, 익화리로 돌아가자고 했다. 자신의 터를 찾은 아모개와 길동, 소부리(박준규), 일청(허정도), 용개(이준혁), 세걸(김도윤), 끗쇠(이호철), 업산(이명훈)은 어느 때보다 떠들썩했고 신명 났다.
익화리를 찾고 난 후 눈에 띄게 건강을 찾은 아모개는 성씨도 없이 천하게 산 형제들에게 “떠들썩할 홍”이라는 성을 내려줬다. 본관은 이들이 정착한 땅, 익화리. 익화리에서 한시도 안 쉬고 먹고, 떠들고, 방귀 뀌고, 시끄러웠던 이들에게 꼭 맞는 성씨였다.
성씨, 이 당연한 것도 없이 거친 삶을 살며 천한 이름으로 불렸던 이들은 “홍 용개”, “홍 세걸”, “홍 끗쇠”하며 서로의 이름을 부르면서 감격에 젖었다. 처절한 이들의 삶을 지켜봤기에 보는 이도 가슴에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드라마는 썩은 사회에서는 백성들이 얼마나 비참하게 살아야 하는지, 당연한 것을 쟁취하기 위해 얼마나 혹독하게 자신을 밀어붙여야 했는지를 보여줬다. 온몸으로 능상 척결의 바람을 맞으며 살아왔던 이들은 세상을 다 얻은 듯 감격스러워 했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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