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얼굴을 보면 본명인 루퍼트 그린트보다는 론 위즐리라는 극중 이름이 먼저 떠오른다. 2001년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부터 2011년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까지, 루퍼트 그린트는 꼬박 10년을 해리 포터의 베스트 프렌드인 빨간 머리 론 위즐리로 살았다.
그런 그가 파격적인 변신에 나섰다. 영화 ‘스내치’를 리메이크한 드라마판 ‘스내치’에서 우유부단하고 귀여운 사기꾼 찰리 캐번디시 스캇을 연기했다. 성인이고, 사기꾼이지만 ‘해리 포터’ 속 론이 겹쳐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루퍼트 그린트 역시 론 위즐리를 자신의 인생의 일부라 얘기하고 있다. 파격적인 변신을 거듭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판단이었으리라.
루퍼트 그린트의 대표작이자 유일한 히트작이 ‘해리 포터’ 시리즈인 만큼, 그는 어딜 가나 ‘해리 포터’ 질문을 피할 수 없다.
그는 ‘스내치’ 방영을 앞두고 최근 벌처 팟캐스트에 출연, 다시금 ‘해리 포터’를 언급하게 됐다. 루퍼트 그린트는 “(‘해리 포터’에서 빠져나오는 건) 늘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론은 언제나 나와 함께 할 것이다”고 평생 지우기 힘들 론의 그림자에 대해 말했다. 론 위즐리는 자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캐릭터라는 걸 인정하고 있다는 것.
루퍼트 그린트는 “론을 연기하면서 나와 캐릭터가 융합돼 버렸다. 어디까지가 나이고 어디부터가 론인지 분리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며, ‘해리 포터’ 속 론 위즐리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 혹은 고뇌를 털어놨다.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도 또다시 론 위즐리가 소환됐다. ‘해리 포터’를 촬영하던 어린 시절에 대해 루퍼트 그린트는 “사람들은 나와 다니엘, 엠마를 진짜 이해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정말 낯설었다. 우리는 이상한 거품 속에 살았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해리 포터’가 삶에서 너무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 나머지 고민도 많았다고. 루퍼트 그린트는 “‘해리 포터’를 끝낸 뒤 인생의 큰 일부가 갑자기 끝나 ‘이게 뭐지?’ 싶었다. 다시 연기를 좋아하게 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다. ‘이걸 진짜 계속하고 싶은 걸까’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빨간 머리에 어리바리한 그리핀도르의 소년 마법사 론 위즐리,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해리 포터’의 론을 능가할 인생 캐릭터를 만나게 될 배우 루퍼트 그린트의 성장이 기대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영화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스틸, USA투데이, ‘스내치’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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