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에이리언’, 전설이 깨어났다.
영화 ‘에이리언:커버넌트'(리들리 스콧 감독)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구 CGV여의도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 첫 공개됐다.
‘에이리언:커버넌트’는 역사상 최대규모의 식민지 개척의무를 가지고 미지의 행성으로 향한 커버넌트 호가 상상을 초월하는 위협과 맞닥뜨리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1979년 개봉한 1편 ‘에이리언’과 그로부터 30년 전 이야기를 담아낸 프리퀄 ‘프로메테우스’ 사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룬다.
‘델마와 루이스’, ‘글래디에이터’, ‘블랙 호크 다운’ 등 대부분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의 대표작을 만들어온 리들리 스콧은 특히 SF 장르에서 제 진가를 입증했다.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평을 받는 ‘블레이드 러너’와 SF의 바이블 ‘에이리언’ 시리즈가 그것. 영화 전반에 자신이 창조한 에이리언에 대한 강한 애착이 드러난다.
‘에이리언’ 프리퀄 시리즈의 핵심은 에이리언의 기원. 리들리 스콧 감독은 자신이 ‘에이리언’ 1편에서 던진 질문을 ‘프로메테우스’로 재점화시킨 뒤, ‘에이리언:커버넌트’로 그 답을 내놓았다. 1편에 등장했던 슈퍼컴퓨터 ‘마더’가 재차 등장하고, 오프닝의 “내가 네 아버지다”(I’m your father)라는 ‘스타워즈’ 오마주 대사에서 엿볼 수 있듯, 영화는 러닝타임의 많은 부분을 조물주와 피조물의 관계를 조명한다. 덕분에 관객들이 기대하는 본격적인 서스펜스는 영화 1시간 이후부터 펼쳐진다.
에이리언이 등장한 이후부터는 그야말로 상상초월의 공포가 펼쳐진다. 복부를 뚫고 내장과 함께 쏟아지는 에이리언이 흡사 좀비물을 보는 듯하다. 인간을 숙주 삼아 더욱 거대해지는 그 모습이 눈 뜨고 보기 힘들 만큼 충격적이다. 귓가를 사정없이 내리치는 굉음도 소름 끼친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 의아할 정도로 잔혹하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극장을 찾길 권한다. 특히 히치콕의 ‘싸이코’를 오마주한 샤워신 장면은 단연 압권.
인류 최후의 걸작인 A.I 월터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월터는 인간의 정서적 욕구를 제외한 모든 범위의 감정을 인지하도록 설계됐다. 마이클 패스벤더는 전작 ‘프로메테우스’에서도 열연한 데이빗과 새로운 캐릭터 월터, 1인2역에 나섰다. 그는 전혀 다른 두 캐릭터를 오가며 영화를 이끄는데, 사실상 주인공이나 다름없다. 마이클 패스벤더는 집착이 빚어낸 광기를 서늘하게 표현했다. 다만, 1인2역이라는 설정이 꼭 필요했는지는 의문이다.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쉽게 알아챌 반전이다.
새롭게 등장한 여성 캐릭터 다니엘스(캐서린 워터스턴)의 활약은 기대 이하다. ‘에이리언’ 시리즈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엘렌 리플리(시고니 위버). 영화 역사상 최고의 강인한 여성 캐릭터인 리플리는 에이리언과 사투를 벌이다 죽고, 다시 복제인간으로 되살아나기까지 네 편의 시리즈를 관통하며 사랑받았다. 캐서린 워터스턴의 연기력과는 별개로, 에이리언의 기원을 파헤치는 작품이다 보니 다니엘스의 존재감은 새로운 리플리의 등장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준. 다만 강렬한 엔딩을 선보인 만큼 이후 시리즈에서의 활약은 기대해 볼만 하다.
‘에이리언:커버넌트’는 5월 9일 개봉한다. 122분, 15세이상관람가.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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