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나라 기자] 순둥이 같은 얼굴의 채수빈에게 이런 독한 면이 있을 줄이야. 임금의 귀를 물어뜯고 인질이 되어 죽음의 위기에 처한 순간에도 그녀는 의지와 강단 있는 모습을 끝까지 유지했다.
지난 1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에서는 홍길동(윤균상)과 가령(채수빈)이 애틋한 사이라는 걸 알고 분노하는 연산군(김지석)의 모습이 그려졌다.
연산군은 가령을 붙잡아 “산짐승에 찢겨 죽었다던 너의 서방이 누구냐”고 물었다. 가령은 순순히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연산군을 자신 쪽으로 다가오게 했다. 연산군은 가령이 어떤 비밀 이야기를 하는 줄 알고 그녀에게 귀를 갖다 댔다. 가령은 이때 연산군의 귀를 세게 물어뜯었다.
가령의 입술은 피범벅이가 됐다. 그녀는 “산짐승에게 찢겨 죽은 내 서방은 홍길동이요, 네가 바로 내 서방을 찢어 죽인 짐승이다”라며 “나를 죽여라. 나는 죽어도 내 망령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너의 잠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연산군을 저주했다.
녹수(이하늬)는 이런 가령을 미끼로 삼았다. 가령에게 길동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려줬고, 연산군은 가령을 이용해 길동을 잡으려 했다.
결국 길동을 잡기 위한 인질이 되고 만 가령. 그녀는 스스로 목숨까지 끊으려 했지만 이조차 뜻대로 되지 않았다.
뒤늦게 가령이 붙잡혀 왔다는 사실을 안 길동은 제 발로 연산군 앞에 나타났다. 공중에 묶인 가령을 본 길동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고였다. 가령은 “나 때문에 돌아서면 다신 보지 않을 겁니다”라고 소리치면서도 사무치게 그리웠던 “서방님”을 부르며 오열했다.
목숨이 위태로운데도 불구하고 길동의 앞길을 막지 않으려는 가령. 여려 보이지만 누구보다 굳센 가령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배가시킨 한 회였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MBC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