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시카고 타자기’ 고경표가 진짜 ‘유령’ 작가였다.
소문만 무성한 스타작가의 유령작가설. 스타작가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밝혀진 것은 없다. 친절하게 대답해줄 거라는 유령작가가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 자신에겐 똑똑히 보였던 유령작가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스타작가는 혼란스러웠다.
결국 유령작가는 직접 정체를 밝혔다. “정말 유령입니다”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극본 진수완, 연출 김철규) 속 고경표(유진오 역)의 이야기이다.
강렬한 엔딩이었다. 4월 21일 방송된 ‘시카고 타자기’ 5회는 유령작가 유진오에 관한 수많은 추측을 깔끔하게 정리해줬다. 유령작가 유진오가 직접 얘기한 것. 유진오가 정말 ‘유령’작가였다는 사실은 한세주(유아인 분)는 물론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놀라게 만들었다.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모두의 관심이 폭발한 것은 그간 배우 고경표가 섬세한 연기로 큰 존재감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특유의 무게감으로 유진오의 정체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던 고경표. 정체를 밝히는 일촉즉발의 순간에도 고경표의 연기는 통했다. 고경표는 한세주의 긴급 기자회견에서 한세주를 향한 흔들리는 눈빛만으로 당황스러움과 곤란한 유진오의 감정을 잘 보여줬다. 한세주가 기자회견 영상을 보고 놀라자, 슬쩍 웃으며 정체를 밝히는 모습은 여유 넘치는 ‘유령’작가 유진오 그 자체였다.
고경표는 등장할 때마다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작가님도 혹시 유령작가이십니까?”라며 등장한 유진오는 긴장유발자가 될 것을 암시했다. 절정은 한세주에게 거래를 제안하던 유진오의 모습이었다. “작가님께서는 제 손에 있는 이 3주차 원고가 필요하시잖아요”라고 운을 뗀 유진오. 이내 “아닙니까?” 라고 매력적인 중저음의 톤으로 한 글자씩 눌러서 말하는 유진오는 엄청난 긴장감을 선사했다. 대답을 기다리며 미소 짓고, 한세주를 쳐다보는 유진오의 눈빛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조금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정체는 밝혀졌지만 여전히 궁금한 인물이다. 유진오가 말한 “써줘. 계속. 그 소설은 꼭 완성되어야만 해. 그래야 내가 살아”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왜 유진오는 한세주 곁에 머무르기를 원하는 것일까.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tvN ‘시카고 타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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