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중국에 이어 일본에서 드라마로 리메이크가 결정됐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에 한류 효과가 더해져 이룬 쾌거다.
과거에도 원작 외에 여러 국가에서 리메이크된 콘텐츠가 있다. 세계 각국 관객 혹은 시청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원작들이 있다. 적어도 3개 이상의 버전을 가진 드라마 혹은 영화라면, ‘모두의 취향’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 츠카사, 따오밍쓰, 그리고 구준표…’꽃보다 남자’
일본 만화 ‘꽃보다 남자’가 원작이다. 평범한 집안의 소녀가 귀족 학교에 들어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만화는 대만, 일본, 한국, 그리고 최근 중국에서까지 드라마화됐다. 대만에서는 16년 만에 드라마가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한국에서는 뮤지컬도 나왔다. 세월이 지나도 ‘먹히는’ 아이템이라는 얘기.
먼저 시기상 가장 먼저 만들어진 대만판 ‘꽃보다 남자’. ‘유성화원’이라는 제목으로 2001년 제작됐다. F4 언승욱, 주유민, 주효천, 오건호, 그리고 여주인공 산차이 역을 맡은 서희원은 이 드라마로 스타덤에 올랐다. F4는 그룹이 결성돼 아이돌 활동도 했다. 귀족학교 F4의 리더 따오밍쓰 역의 언승욱은 최근 영화 ‘나의 소녀시대’ 남자 주인공의 성인이 된 모습을 연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 ‘꽃보다 남자’를 만든 대만의 유명 제작자 차이즈핑은 16년 만에 ‘꽃보다 남자’를 리부트 한다고 선언했다. 2000년대 초 아시아 전역에서 사랑받았던 대만판 ‘꽃보다 남자’의 리메이크 버전이 과거의 인기를 재연할지 주목된다.
일본판 ‘꽃보다 남자’는 마츠모토 준, 오구리 슌 마츠다 쇼타, 아베 츠요시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2005년 제작됐다. 여주인공인 츠쿠시 역의 이노우에 마오와 츠카사 역의 마츠모토 준은 실제 연인으로 발전, 드라마 팬들의 꿈을 이뤄주기도. 물론 두 사람은 여전히 열애를 직접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일본판 역시 아시아권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아라시의 인기 멤버 마츠모토 준의 덕도 컸고, 원작 만화의 인기도 주효했다. 2년 후 방영된 ‘꽃보다 남자 리턴즈’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2008년 영화판도 제작됐다.
2009년, 드디어 한국에서도 ‘꽃보다 남자’가 제작됐다. KBS2를 통해 방영된 ‘꽃보다 남자’는 구준표 역의 이민호와 금잔디 역의 구혜선을 스타덤에 올렸다. 특히 이민호는 구준표 역으로 한류 스타의 발판을 마련, 아시아 전역에서 사랑받는 톱스타로 자리했다.
# 사랑한다, 그래서, 리메이크한다
2004년, 시한부 입양아의 처절한 사랑을 그린 KBS2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애절한 러브 스토리는 중국과 일본까지 사로잡았다. 대표적인 한류 드라마인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결국 한중일 3국 버전으로 만들어지게 됐다.
중국에서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2014년작인 이 영화에는 대만의 청춘 스타인 비비언 도슨, 중국 배우 온심이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아쉽게도 박스오피스 수입 280만 위안(약 4억 6천만 원)에 그쳐 흥행에는 실패했다.
중국에서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가 왔다. 7월 일본판 리메이크작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방영될 예정. 나가세 토묘야, 요시오카 리호가 주연으로 나서 13년 만에 일본 TBS 브라운관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미안하다, 사랑한다’에 일본은 물론 한국 팬들의 기대까지 모아지고 있다.
# 수상한 그 여자, 아시아 넘어 세계 정복
할머니가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고 20대로 회춘해 겪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판타지 코미디 ‘수상한 그녀’가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원작이 아닌, 각국의 정서, 그리고 향수를 담은 각양각색의 리메이크 버전으로 말이다.
나문희 심은경 주연의 수상한 그녀는 2014년 국내 개봉해 9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수상한 그녀’는 이듬해 중국에서 ’20세여 다시 한번’으로 만들어져 대륙 관객들까지 사로잡았다.
기세를 몰아, 2016년 일본판, 베트남판도 개봉했다. 이어 태국, 인도네시아, 스페인, 미국 등 도합 8개 언어로 제작되는 쾌거를 이루게 됐다. 특히 ‘수상한 그녀’ 제작사인 CJ E&M은 타일러 페리 스튜디오 34th 스트리트 필름, 3pas 스튜디오와 각각 손잡고 영어, 스페인어 버전을 제작한다. 그야말로 효자 콘텐츠다.
# 무서운 건 다 똑같다, ‘링’
동양의 ‘한'(恨)에 할리우드에서도 관심을 보일 줄이야.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링’은 일본, 한국, 그리고 미국까지 3개 버전으로 만들어졌다.
1998년, 일본판 ‘링’에는 사다코라는 역대급 공포 캐릭터가 나왔다. 얼굴을 가린 긴 머리에 하얀 원피스를 입고 TV에서 기어나오는, 아직도 각종 예능에서 패러디되는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이듬해인 1999년 한국판 ‘링’도 나왔다. 국내에서는 한국판 ‘링’이 일본판 ‘링’보다 먼저 개봉했다. 한국판 ‘링’의 귀신은 배두나가 맡았다.
2002년, ‘링’은 할리우드로 향한다.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나오미 왓츠가 비밀을 파헤치는 여주인공으로 나섰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영화, 드라마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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