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데뷔 55년차 가수 남진이 팬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23일 오후 방송된 KBS2 생방송 ‘연중 라이브’에는 레전드 스타와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 ‘올타임 레전드’ 코너가 진행되며 오빠 부대의 원조,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 남진이 함께했다.
1965년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한 남진은 올해로 데뷔 55년차를 맞이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추억을 자극하는 희귀 영상들을 공개했다. ‘새까만 눈동자’를 부를 당시 남진은 골반 흔들기와 다리털기로 댄스가수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는 “그때는 춤추는 가수가 없었다”면서 최초의 시도였음을 밝혔다.
남진에 대해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외모, 음악, 매너가 당대 최고였다. 소년팬들을 몰고 다녔고, 지금으로 말하면 아이돌 인기 버금갔던 대중 스타다”라면서 “소녀들의 가슴 설레게 하고 팬덤현상까지 이끈 한국 대표 엔터테이너형 가수”라고 표현했다.
남진은 상경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 ‘울려고 내가 왔나'(1966)로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이후 ‘가슴아프게'(1967) 여심 흔들며 스타덤에 오르게 됐다. 대중 가요사를 이끈 한 사람이지만 남진은 원래 가수가 꿈이 아니었다고. 그는 “원래 특기가 연극이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 진학했다. 배우가 꿈이었다”고 밝혔다.
출연한 작품만 60여편에 달하는 남진은 하춘화, 김지미, 윤정희 등 당시 최고의 여배우와 함께 연기 호흡을 맞췄다. 당시 10만명 관객 몰이를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김 평론가는 남진의 영화배우 활동이 “전반적으로 음악시장도 커지는 역할을 했다”면서 “각 장르 융복합 현상이 남진 중심으로 이뤄지는 사례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가요계와 영화계를 넘나들던 남진은 ‘영원한 라이벌’ 나훈아와도 영화 ‘어머님 생전에'(1973)서 만났다. 극 중 남진은 철부지 청년이었고, 나훈아 와일드한 이미지의 남자였다. 전혀 다른 매력으로 60~70년대 인기를 이끌던 두 사람은 영화 속에서도 불꽃튀는 대립을 보였다.
이후 가수 활동에 집중한 남진은 “노래가 나의 인생”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영화는 1시간 30분이지만 노래는 3분 30초다. 나는 노래를 할 때 하나의 영화처럼 부른다”며 남다른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해병대 입대 후 베트남 전쟁 참전하기도 했던 남진은 리사이틀 쇼로 화려하게 가요계 컴백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인기 절정이었던 엘비스 프레슬리와 비슷한 콘셉트로 색다른 모습을 보였다.
남진은 “팝송 부르는 가수를 좋아했다. ‘님과함께’ ‘둥지’ 이런건 트로트가 아니”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세련된 리듬의 노래를 선사한 남진은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라는 수식어를 갖게 됐다.
1971년 이후 3년간 가수왕에 오른 남진. 그는 55년간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로 팬들을 꼽았다. 남진은 “반세기 이상동안 노래할 수 있다는 건 팬들 덕분이다. 팬들이 있어서 제가 있다. 소중한 존재”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과거 7,000명 팬들과 남이섬에서 첫 팬미팅을 열기도 했던 남진은 긴 세월 함께한 팬들에게 좋아하고, 하고 싶은 노래를 할 수 있게 해준 팬들에게 실망하게 하면 안 되겠죠”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국민 애창곡을 몇 개나 보유한 남진은 “이제 조금 알 것 같은데 좀 하려니까 나이를 먹게 됐다. 몸 관리 잘해서 팬들에게 좋은 곡, 좋은 가사가 담긴 음악으로 꼭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남진은 10월말 라틴 리듬의 신곡 ‘오빠 아직 살아있다’를 발매한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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