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윤희 기자] ‘너를 닮은 사람’ 고현정의 처절한 외침이 진한 울림을 선사했다.
사랑했던 남자가 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돌아온 게 원망스러우면서도 애처로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분노 속에 이러한 애절함을 담아내며 안방을 안타까움으로 물들인 JTBC 수목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연출 임현욱 / 극본 유보라) 속 정희주(고현정 분)의 얘기다.
28일 방송된 ‘너를 닮은 사람’ 6화에서는 서우재(김재영 분)와 자신의 아들 호수(김동하 분)가 서로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는 것을 본 후 고통스러워하는 정희주의 모습이 그려졌다. 극중 정희주는 뜨거운 모성애를 가졌다. 남편을 사랑하고, 안정적인 가정을 꿈꿔왔다. 과거의 ‘그 남자’ 서우재가 나타나며 모든 것이 흔들리자 불안했던 정희주의 분노가 결국 터져버린 것. 고현정은 짧고 굵은 절규로 정희주의 복합적인 감정을 모두 담아냈다.
기억을 잃었음에도 호수에게 여전히 다정한 서우재의 모습에 정희주는 원망과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제 와 뭘 어쩌려고 이러냐”라고 소리치며 그를 바라보는 정희주의 눈빛엔 가족의 행복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불안함과 슬픔, 그리고 분노가 모두 서려 있었다. 고현정은 이 표현력 하나로 정희주의 요동치는 마음을 시청자들에게 섬세히 전달했다.
이날 구해원(신현빈 분)과 신경전을 펼치는 장면에서 정희주의 감정은 단순한 ‘화(火)’ 그 자체였다. 마시던 술을 구해원의 얼굴에 뿌리고, 욕을 내뱉으며 매섭게 그를 노려보는 눈빛에선 정희주의 처절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러나 서우재와의 엔딩에선 분노의 깊이와 결이 달랐다. 감정이 복받쳐 눈물이 맺힌 채 그를 밀어내는 모습엔 단순한 화를 넘어 서우재와의 과거에 대한 애절한 마음이 모두 녹아있었다.
‘분노’라는 하나의 감정 속에 캐릭터가 갖고 있는 긴 서사와 관계성을 모두 담아내는 것. 고현정만의 강력한 무기가 이렇게 또 한 번 힘을 발휘했다.
이윤희 기자 yuni@tvreport.co.kr / 사진=JTBC ‘너를 닮은 사람’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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