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얄밉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겠다. 배우 조재윤이 ‘구해줘’를 통해 악역 연기에 정점을 찍었다. 애초 악역에 강했던 배우지만, 그가 맡은 캐릭터 중 가장 악랄하다. 강도에 살인, 강간까지 악행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존재다. 악의 축이자 공공의 적인 이 남자, 처벌이 시급하다.
OCN 토일드라마 ‘구해줘’가 종영을 앞두고 있다. 사이비 교주의 계략에 갇힌 사람들이 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의 묘미는 단연 다양한 캐릭터들이다.
사이비교 구선원의 핵심은 영부 백정기(조성하)다. 거짓과 위선으로 점철된 인물이지만 교주이기에 품위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 결국 모든 범죄를 저지르는 건 그의 오른팔이자 집사인 조완태(조재윤)이다. 친근한 시골 아저씨의 얼굴을 한 그는 구선원에서도 가장 잔혹한 인물이다. ‘새하늘님’을 외치는 그는 섬뜩한 악마성을 숨기고 있다. 비록 백정기의 수하이지만, 그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 구선원을 지휘하고자하는 인물이다. 백정기를 필두로 신도들의 돈을 갈취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 여신도들을 강간하는 파렴치한이기도 하다.
조완태는 매회 선한 집사와 패악스런 악행을 일삼은 이중성을 오가는 연기로 시청자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구해줘’의 관전포인트는 시청자의 분노다. 이 분노의 포인트는 조완태에 쏠려있다. 이 드라마의 민폐 캐릭터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분노 유발자이기 때문이다.
조완태는 구선원에 방해가 되는 자는 직접 살해하고,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교주 보다 섬뜩하다. 실제로 영부를 믿고 악행을 저지르는 강은실(박지영)과는 차원이 다르다. 살인 후 뒤돌아서서 전도를 얘기하는 조완태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소름이 돋는다. 조재윤의 내공있는 연기 덕에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조재윤이 악역에만 특화된 배우는 아니다. 전작에서 변화를 시도한 것 처럼 차기작을 통해 팬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선사할 예정이다.
그는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영화 ‘범죄도시’로 관객들을 찾는다. 또 KBS2 새 수목드라마 ‘매드 독’과 OCN 새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에도 합류를 확정했다.
‘구해줘’에서 악랄한 악역으로 긴장감을 고조시켰지만, 다가오는 세 작품에서는 각기 다른 매력의 감초 캐릭터로 분해 또 한번 존재감을 과시할 예정이다. ‘구해줘’에서 역대급 악역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후속작 ‘블랙’에 연이어 출연하며 종잡을 수 없는 반전 연기를 선사하겠다는 포부다.
‘블랙’에서는 저승사자 No.007 역을 맡아 극에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같은 주 첫 방송되는 KBS2 수목드라마 ‘매드 독’에서는 조폭 출신에 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보험조사원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맡아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 지 기대를 모은다.
이 같은 활약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 조재윤의 측근들은 남다른 연기 열정과 특유의 성실함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재윤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끊임없는 캐릭터 탐구와 철저한 자기관리가 주는 신뢰감이 작품 속 활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OCN ‘구해줘’, 조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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