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수사물이지만 여느 수사물과 다르다. 잔혹함과 자세한 묘사를 낮췄지만,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 범인 추적이 아닌 피해자를 찾는 수사극. ‘암수살인’이 관객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약속했다.
1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영화 ‘암수살인’(김태균 감독)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김태균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윤석 주지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실화극. 이미 수감된 살인범이 던지는 단서를 믿고 피해자를 찾으며 끈질기게 진실을 쫓는 형사와 수사 과정을 리드하려는 살인범의 아이러니한 관계는 기존의 수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차원의 재미를 선사한다.
영화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다뤄졌던 실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한다. 감옥 속에서 퍼즐처럼 추가 살인의 단서를 흘리며 형사를 도발하는 살인범과 실체도 없는 사건을 쫓는 형사. 살인범은 도대체 수많은 형사 중 김형사를 골라 추가 살인을 자백했는지, 그가 하는 말 중 어디서부터가 진짜고 어디까지 가까인지. 실화 모티브라고는 믿기 힘든 이야기가 이어진다. 쉽게 만날 수 없던 새로운 형사와 관객까지 분노케 만드는 살인마의 핑퐁게임은 단 한순간도 영화에서 빠져나올 틈을 주지 않는다.
“‘암수살인’이라는 낯설고 생소한 단어에 마음이 열려서 여러분을 찾아 뵙게 됐다”고 말문을 연 김태균 감독은 “사건을 추적하는 한 형사의 열정 때문에 이 영화를 시작했다. 사건 특성상 살인범의 진술에 의존해야하고 주변에서 무모하다 하지만 형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밝혀 내려한다. 단순히 증거 쪼가리에 있는 게 아니라 살인범에 희생 되기 전 누군가의 딸이었고 가족이었고 그런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파수꾼 같은 형사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 ‘암수살인’이 사회의 무관심이 만든 비극이기도 하고 무책임한 사회처럼 느껴졌다. 이 영화를 통해 암수살인을 환기시키기도 싶었다”고 작품을 만들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모티브를 얻어 영화를 만든다는 것에 대한 짐이 있었다. 최대한 무겁게, 정중하게 시선을 접근하려 노력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여러 수사물 사이에 우리 작품의 차별점을 생각해보면 ‘암수살인’이라는 사건의 특수성을 떠올리게 된다. 물리적 에너지가 집중되는 대부분의 작품과 달리 우리 영화는 사건의 특성상 형사는 피해자를 찾아야만 진실이 증명되는 역수사를 펼쳐야 했다”라며 “피해자를 증거조가리나 도구로 사용하지 않으려 애를 썼다. 그런 측면에서 출발해서 장르적 결이 다른 영화를 만들게 된 시작이자 끝이었다”고 전했다.
‘추격자’에 이어 다시 한 번 범인을 추격하기 위해 나선 형사가 된 김윤석. 그는 이번 영화에서 범인에 대한 분노나 복수심보다 억울하게 살인범의 손에 죽어간 피해자들에 대한 연민과 공감이 수사의 동력인 형사 김형민 연기했다.
김윤석은 “‘추격자’에서 지영민과 범인과의 싸움을 UFC라고 하면 주지훈 씨와 했던 격투는 테니스 같다. 접견실에서 강력한 서브를 넣으면 막아내고 그런 것 같다”라며 “무엇보다 이 영화 속 형사의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정말 이런 형사가 정말 주변에 많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사람의 진정과 끈기, 느리더라도 진실을 향해 나아가려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주지훈은 실체에 대한 감정조차 불가능해 도저히 속을 알 수 없는 희대의 살인범 강태오를 연기했다. 이번 영화 출연을 앞두고 김윤석의 캐스팅 소식을 접했다는 주지훈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너무 재밌었다.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내가 잘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한다는 것은 내게 양날의 검이었다. 그런데 김윤석이 먼저 캐스팅돼 있었기 때문에 든든한 아군을 얻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도전했다”라고 밝혔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두 배우 모두 마지막 신을 꼽았다. 김윤석은 이 장면을 떠올리며 “살인범인데도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주는 주지훈의 모습이 마치 천사와 악마를 오가는 듯 했다”고 전했다. 주지훈은 “당시 김윤석과 주고받는 치열한 호흡이 좋았다. 김윤석의 분위기와 눈빛이 좋다. 공기부터 다른 느낌이었다”라며 “우리 영화는 영화적인 재미도 있고 한번쯤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메세지도 담겨있다. 좋은 이야기라 (관객들과)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암수살인’은 오는 10월 3일 개봉된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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