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격려 차원으로 가슴을 툭 쳤을 뿐 성희롱이 아닙니다”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만큼 황당한 변명이다. 성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의 해명이 대부분 그렇지만 배우 조민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피해자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경찰이 나서자 태도가 달라졌다.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라고 공식 입장을 낸 것. 전 날만 해도 피해자들의 주장을 전면 반박하던 그는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사뭇 다른 노선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조사가 시작된 만큼 사태는 일파만파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학생들의 증언이 늘어나고 있다. 조민기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 재임 중 제자들을 성추행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한 네티즌이 커뮤니티에 짧은 글을 남긴 것을 시작으로 여학생들의 제보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연예계는 발칵 뒤집혔다. 수십 년의 연기 경력이 있는 입지가 단단한 배우이고, 가족 예능에 출연하며 좋은 이미지를 쌓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또 SNS에 제자들과 다정한 사진을 남기기도 했기에 충격이 더욱 크다.
피해자가 남긴 첫 글이 논란이 되자 조민기는 모든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가슴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격려 차원에서 (툭) 친 것 일뿐 성희롱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논란 자체가 컸지만 조민기의 해명 또한 충격을 줬다. 피해자의 증언은 경찰의 조사에서 가려질 것이다. 가슴을 툭 친 행위는 그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행동이므로 성희롱으로 해석할 수 있는 요지가 충분하다. 그런 상황을 격려라고 표현하는 그의 대담성(?)이 놀라울 뿐이다. 성희롱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으니 사과를 할리 만무하다.
조민기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대학교 측이 피해 여학생의 편에 서 사실상 그의 혐의를 인정하는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경찰까지 나설 정도로 정황에 근거가 있는 상황에서 조민기의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의 대처도 아쉬움이 남는다. 윌은 의혹이 제기된 당일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다. 성추행으로 인한 교수직 박탈 및 중징계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배우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옮기기만 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용기 있는 학생의 첫 글이 수많은 증언글을 만들어내고 있다. 부디 경찰 조사를 통해 명맹백백 혐의 여부가 밝혀지길 바란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조민기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