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지난주엔 분명 의로운 의사였는데 이번주엔 노숙자다. 배우 유재명이 놀라운 연기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17일 방송된 JTBC ‘탁구공’에서는 개천을 따라 달리다 혼절을 한 김영준(지수)을 돌본 김득환(유재명)의 모습이 그려졌다.
김득환은 김영준이 깨어나자 그의 지갑으로 시선을 끌었다. 김영준이 지갑을 돌려달라고 하자 동네 펍에 있는 곳에서 21년산 위스키를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김영준이 속았다. 그곳에는 김득환이 맡긴 위스키가 없었던 것. 결국 김영준은 다음날 다시 텐트를 찾았고 “지갑을 달라”고 말했다.
김득환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김영준에게 물을 건너 텐트를 가면 주겠다고 한 것. 김득환은 “비싼 런닝화가 젖는게 꺼려져서 그러면 돌다리로 건너라”고 제안했다. 김영준은 조심스럽게 돌을 밟았고 이때 김득환이 그를 물에 빠뜨렸다.
김영준은 김득환의 행동에 당황했고 불쾌했다. 하지만 김득환에게 묘한 끌림을 느꼈다. 김득환은 “혹시 다시 오게 되면 술과 책 좀 가지고 와라. 여기 있으니 시간이 안 가서”라고 말했다.
집에서 홀로 고독한 시간을 보낸 김영준은 김득환이 계속 떠올랐다. 결국 위스키를 챙겨 텐트를 다시 찾았다. 그곳에서 김득환과 예상 밖의 교감을 했다. 심리, 철학적으로 통했던 것.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에게 끌림을 느꼈다.
하지만 한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다. 김득환이 살인자가 아닐까 의심됐던 것. 최근 노숙자가 죽었고 그 범인이 김득환이라 의심한 것이다. 김득환 역시 “내가 진짜 사이코패스면 어쩌려고 그러느냐”고 장난까지 치자 그 의심에 무게가 실렸다.
특히 펍에서 만난 사업가가 김득환을 살인자로 몰고 갔다. 김영준에게 “아직도 그 노숙자 만나느냐. 조심해라”라고 겁을 줬던 것. 하지만 김득환은 이를 모두 알고 있었다. 사업가가 자신을 모함했음에도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영준은 김득환과 교감했고 공감했다. 특히 그에게 자신을 차버린 인하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고 그의 전 부인 이야기를 들었다. 김득환은 사실 시한부였던 것. 김득환은 김영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내 머릿 속에 탁구공이 있다. 시한부인 것이다”고 말한 것이다.
김득환이 쓰러진 것을 목격한 김영준은 오히려 그에게 연민을 느꼈다. 전 아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바라보며 그리움을 드러낸 김득환에게 “바꿔보실 생각이 없느냐. 아저씨는 다른 노숙자와 다른 것 같다. 다른 분들은 의지가 없는데 아저씬 안 그렇지 않느냐. 아저씨가 노숙을 하는 이유는 사랑 때문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텐트에 인테리어도 하고. 그게 다 의지라고 생각한다. 부인 분을 오래 보고 싶으니까”라고 설득했다.
또한 살인자로 의심을 받고 있는 김득환을 향해 ‘아저씨를 믿기로 했다’고 다짐했다.
미스터리한 노숙자 김득환과 고독한 대학생 김영준의 교감을 그려낸 ‘탁구공’. 특히 두 캐릭터를 연기한 유재명, 지수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지난주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라이프’에서 상국대학교 흉부외과 센터장 주경문으로 열연을 펼친 유재명은 단 1주일 만에 노숙자로 연기 변신을 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의사에서 노숙자로. 어떤 캐릭터든 자신 만의 색깔로 몰입도 높은 연기력을 보여준 유재명이 이번에도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JTBC ‘탁구공’ 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