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배우 최민수의 힘이었다. 오로지 연기로 드라마의 개연성을 입증해냈다.
지난 24일 MBC 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가 종영했다. 결말만 빼고는 해피엔딩이었다. 백작(최민수)은 건강을 되찾았고, 지영A(강예원)는 한국의 조앤 롤링이라 불리며 승승장구했다. 지영A의 철부지 남편이던 호림(신성록)도 새사람으로 완벽 거듭났다.
먼저 ‘알츠하이머’ 가능성을 진단받은 백작의 상태가 정확하게 밝혀졌다. 알츠하이머가 아닌, 일시적 충격에 의한 뇌손상으로 드러났다. 그마저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 백작은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로 했다. 사업을 위해서였다.
백작은 지영A에게 함께 갈 것을 권했고, 지영A도 큰 결정을 내렸다. 생애 최초로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한 것이다. 지영A 역시 할리우드로 향했고,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거듭났다.
이 같은 변화에는 호림이 있었다. 초반, 지영A 몰래 바람을 피우던 호림은 급격히 성장해 있었다.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은 그는,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가정에도 충실한 남편으로 다시 태어났다.
해피엔딩은 여기까지였다. 이때부터 반전 전개가 펼쳐졌다. 갑자기 지영A의 배다른 동생이 등장했다. 순정남 면모를 강조하던 백작 캐릭터 상 이해할 수 없는 부분. 그리고 이 아이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관건은 따로 있었다. 백작은 자신의 왕국 보두안티아로 모두를 초대했다. 주요 등장인물 대부분이 보두안티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런데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비행기가 난기류를 만나 추락했고, 이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하늘만 바라봤다. 도무지 사연을 짐작할 수 없는 결말.
이와는 반대로, 최민수 연기에는 일관성이 있었다. 최민수는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야말로 하드캐리의 표본이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와, 다소 과한 에피소드 설정에도 오로지 연기 하나로 모든 것의 개연성을 부여했다. 코믹한 표정 속 부성애 넘치는 눈빛까지. 이중 감정으로도 시청자를 먹먹하게 만든 주인공.
‘죽사남’ 첫 방송 후 고동선 PD는 TV리포트에 “최민수 씨의 연기는 최고다. 코믹 연기만 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깊은 테마를 잡으면서 연기한다. 배우가 가장 잘하고 있다. 우리가 따라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100%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민수, 그는 마지막까지 에너지를 자랑하며, 명불허전 연기show를 만들어 냈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MBC ‘죽어야 사는 남자’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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