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마우스 양희은과 햇병아리 DJ 서경석, 청취자들의 ‘여성시대’ [종합]

이우인 기자 2019.06.04 조회수

[TV리포트=이우인 기자] 골든마우스 양희은과 햇병아리 DJ 서경석, 그리고 청취자들이 만들어가는 ‘여성시대’가 양희은 DJ 20주년을 맞았다.

“20년이나 할 줄 몰랐다”는 양희은과 양희은보다 더 오래 ‘여성시대’의 세월을 만들고 있는 박금선 작가, 양희은의 5번째 남자 서경석, ‘여성시대’의 현재를 만들고 있는 강희구 PD가 그간의 소회, ‘여성시대’의 앞날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4일 오후 2시 서울 상암 MBC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여성시대’는 1975년 임국희의 ‘여성살롱’을 시작으로, 1988년 ‘여성시대’로 프로그램명이 바뀌어 31년째 이어오고 있는 장수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박금선 작가는 워킹맘으로 힘들던 시절을 떠올리며 ‘여성시대’가 청취자에게는 물론 작가 자신에게도 위로를 주는 프로그램이라며 ‘여성시대’가 갖는 의미를 밝혔다.

양희은은 1999년 6월 7일 처음 ‘여성시대’ 마이크를 잡아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양희은이 진행하는 동안 방송된 편지는 약 5만8000통, 방송 시간은 1만4600시간, 함께 진행한 DJ는 김승현, 전유성, 송승환, 강석우, 서경석 5명이다.

양희은은 MBC라디오에서 수여하는 골든마우스 상 역대 아홉 번째 주인공이 됐다. 골든마우스 상은 20년 이상 공헌한 라디오 진행자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이종환 김기덕 강석 김혜영 이문세 배철수 최유라 임국희가 받았다.

양희은은 “20년을 목표로 했다면 절대로 못했다. 그저 1~2년 정도 할 줄 알았다. 오늘 아침에도 그랬지만 하루하루가 쌓인 것 뿐이다. 어떤 대학보다 여성시대에서 학사 학위를 따고 또 따는 기분이 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라디오를 20년 했다는 건 그만큼 ‘여성시대’를 사랑했다는 것이다. 힘들도 지치고 콘서트와 겸할 때 겨울에 눈 내릴 때 창문을 열었다 닫고 자고, ‘여성시대’를 해오면서 세상 해본 적 없는 긴 짝사랑을 하는 기분이다”라고 ‘여성시대’에 애정을 드러냈다.

‘여성시대’를 20년 동안 진행했지만 양희은은 “계약을 한 적 없다. 자유를 위해 그만두려면 그만둘 수 있다”라며 “‘여성시대’ 자리를 힘으로 알고 휘두르려 한다면 마이크를 놔야 한다. 가르치려 하거나 사연 당사자에게 이러쿵 저러쿵 하게 되면 친구들에게 지적하라 했다. 당장 마이크를 놓고 내려오라고 해달라고”라고 소신을 밝혔다.

긴 세월 ‘여성시대’를 진행하며 힘들었던 기억을 묻자 그녀는 “진행자가 바뀌면 가장 힘든 건 저다. 익숙해질 때까지 몇 달은 아주 힘들다. 다섯 번을 겪다 보니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내가 팔자가 세나, 남편은 그대로인데, 아침에 만나는 남자가 다섯 명이나 바뀌지 싶더라”라고 토로했다.

4년차 햇병아리 DJ로 양희은 옆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는 서경석은 “형제 중 막내인데, 친누나가 아주 큰일을 치르는 첫날밤이 오늘 같다”라며 “인생 선배이자 진행자 선배로서 누님을 존경하고 있다. 언제든 (남성 DJ) 교체 주기가 온다면 당당히 전사할 마음이 되어 있고, 그 전까지는 누님 옆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식사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양희은을 보며 “어마어마한 프로정신을 배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다. 이어 “다섯 번째 남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지만, 양희은 누님에겐 50번째 남자여도 감사하면서 그 자리에 살포시 앉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성시대’는 ‘일터의 재발견'(월), ‘열린 수요일'(수), ‘남성시대’ ‘장용의 단결필승충성'(목), ‘우리아이 문제 없어요'(금), ‘마음과 음악사이'(토), ‘영화와 음악사이’ ‘일요일엔 편지를'(일) 코너와, ‘신춘편지쇼’ ‘가을 주부나들이’ ‘사랑의 난방비’ 등 청취자 소통 행사를 매년 진행 중이다.

강희구 PD는 앞으로 ‘여성시대’의 방향에 대해 다양한 장르를 다뤄도 “그런 게 어색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묻어있는 프로그램이 된다면 좋은 연출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