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MBC가 야심차게 선보인 예능 버라이어티 ‘끼리끼리’가 위태롭다. 방영한 지 두 달이 지난 현재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지상파 3사 예능 중에서 최하위로 밀려나버렸다.
이례적으로 파일럿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규 편성을 확정지은 ‘끼리끼리’. 박명수를 중심으로 은지원, 인교진, 장성규, 이용진, 하승진, 광희, 이수혁, 성규, 정혁까지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해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시청률 추이는 프로그램을 향한 주목도에 비례하지 못했다. 지난 1월 26일 첫방송 당시, ‘끼리끼리’는 2.1%를 기록했다.
한 달이 지난달 23일 방송분에선 1.8%를, 지난 22일 9회분은 1.4%를 찍으며 하락하고 있다. ‘끼리끼리’ 방영 전 일요일 오후 5시대를 책임졌던 ‘복면가왕’이 꾸준히 7~8%대를 유지했다는 걸 감안한다면, 쓸씁한 성적이다.
부진하는이유를 꼽자면,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런닝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보다 차별화된 매력을 어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오후 5시대를 지키며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런닝맨’의 경우, 이름표 뜯기를 비롯해 매번 다양한 게임을 선보임과 동시에 멤버들 간 수많은 케미를 이끌어내 신선함을 안겨줬다. 좀처럼 6%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인물들의 일터를 소개하고 있고, 이들의 생소한 업무환경은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며 간접체험하게 만든다.
그에 반해, ‘끼리끼리’는 정체성이 모호하다. 다수의 출연자가 성향끼리 나뉘어 펼치는 성향 존중 버라이어티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기존에 봐왔던 버라이어티와 큰 차이점이 없었다. 그래서 출연진들이 아깝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끼리끼리’가 산만하다는 반응도 있다. 10명 개개인이 돋보이는 데 반해, 이들을 아우르는 구성이 부족해 몰입도가 떨어진다.
아직 반등의 여지는 남아있다. 첫 회에 공개됐던 장성규의 ‘4천만 원 사건’ 등 ‘끼리끼리’ 멤버들 간 케미는 확실히 웃음을 보장하고 있기에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콘셉트를 기획해야 한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MBC, ‘끼리끼리’ 방송화면 캡처, 그래픽= 계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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