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35명. 일본이 여전히 위안부 문제를 외면하는 가운데, 충무로가 위안부 문제에 눈을 돌렸다. 위안부를 소재로 한 두 편의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조정래 감독)와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가 나란히 관객들을 찾는 것.
# “몸이 아닌 어린 영혼을 보길”…’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9월 14일 개봉하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일본 위안군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귀향’ 그 이후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개봉한 ‘귀향’의 배우들이 ‘아리랑’ 합창하는 과정과 나눔의 집에서 제공한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을 더했다.
‘귀향’은 지난해 개봉해 17일간 박스오피스 1위, 358만 관객을 동원하며 기적의 흥행을 거뒀다. 영화이 뜻깊은 의도와는 달리 영화 자체에는 아쉬운 평가가 쏟아졌던 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역시 전편의 불편한 지점이 그대로 이어졌다. 적나라한 강간 장면, 가학적 성행위, “14살 처녀라 좋다” 등의 장면과 대사가 두 눈을 질끈 감게 한다.
이러한 지적에 조정래 감독은 “감독으로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부분이 표현 수위였으나 어느 정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영화를 보고 힘들었을 관객분들께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 여성의 몸을 보지 말고, 고통 받은 어린 영혼을 보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 유쾌하고 통쾌하게 비틀기…’아이 캔 스피크’
9월 21일 개봉을 앞둔 ‘아이캔스피크’는 미 의회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 통과를 위한 피해자 할머니들의 청문회를 모티브로 한 작품. 위안부 문제를 유쾌하면서도 기발하게 비틀었다. 언론시사회에서 박수가 쏟아져 나왔을 만큼 호평받고 있는 작품.
영화는 중반까지는 영어를 배우려는 나옥분 할머니(나문희)와 옥분 할머니에게 영어를 알려주는 9급 공무원 박민재(이제훈)가 쌓아올리는 따뜻한 정과 유머에 초점을 맞추다, 후반부에 접어들며 할머니가 영어를 배우려는 사연을 밝힌다.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 없이도 피해 할머니들의 고통과 무너져간 소녀들의 영혼, 그리고 일본군의 잔혹한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나문희의 위안부 청문회 장면에서는 울분과 통쾌함이 동시에 솟구친다.
김현석 감독은 “‘귀향’이 위안부 문제를 정공법으로 다뤘다면, 우리 영화는 위안부 문제에 깊게 관심 갖지 않은 나를 포함한 우리들의 시선을 강조하려 노력했다. ‘스카우트’가 코미디 장르였지만 알고보면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뤘던 것처럼 ‘아이캔스피크’를 통해 위안부 문제를 조금은 비틀어 접근하길 바랐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포스터 및 스틸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