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감독 데뷔..당 떨어질 정도로 긴장되네요.”
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미성년'(김윤석 감독, 레드피터 제작) 언론시사회에는 김윤석 감독과 배우 염정아, 김소진, 김혜준, 박세진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미성년’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이다.
김윤석 감독은 “뼈 아플 정도로 긴장했다. 일단 굉장히 당이 떨어졌다. 원작 연극을 봤을 때 어른들이 저지른 일을 아이들이 수습하려는 모습 자체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술에 취해 코를 골고 자고 있고,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샌다. 이 모습을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영화는 불륜이라는 사건 그 자체보다, 이 사건에 대처하는 인물들의 면면에 집중한다. 불륜을 회피하기 바쁜 비겁한 남자 대원(김윤석), 남편의 비밀을 알고도 담담하게 고등학생 딸을 걱정하는 영주(염정아), 사랑에 솔직한 대원의 불륜녀 미희(김소진), 담대하게 어른스럽게 사건을 돌파하는 대원의 딸 주리(김혜준)와 미희의 딸 윤아(박세진)까지.
어른보다 어른 같고, 미성년보다 미성년 같은 이들이 사건을 대처하는 모습들은 아이러니한 웃음을 안긴다. 특히 불륜이 발각된 후 벼랑 끝에 선 대원의 지질한 면면은 시종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이에 대해 김윤석 감독은 “대원을 제외한 네 명의 진정성에 이 영화의 모든 것을 걸었다. 대원을 향한 분노를 일으키면 네 사람에게 집중되는 데 오염이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대원을 통해 ‘웃픈’ 상황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쉬어가는 듯 하면서도 허탈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하게 그리고 싶었다. 이 수위 조절이 굉장히 중요했다”라고 연출 의도를 강조했다.
웃음 코드에 대해서는 “캐릭터가 희화화돼 웃기는 것보다 상황이 주는 아이러니한 웃음을 굉장히 좋아한다. ‘미성년’의 웃음은 내가 좋아하는 코미디 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연출자로서 김윤석의 탁월한 섬세함이 감탄을 자아낸다. 발목 옆에 든 멍, 올 나간 스타킹, 젖몸살을 앓는 인물, 교실의 공기 등. 특히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 지점들이 눈길을 끈다.
김소진은 “김윤석 감독은 정말 섬세하다. 여자의 마음을 잘 읽어내신다. 주연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대단했기에 가능한 일 같다. 영화를 보고 나니 이 영화에 출연하게 돼 정말 감사하단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염정아 역시 “내가 놓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감정까지도 얘기해줬는데, 정말 와닿았다. 현장에서 연기하는 게 정말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현장에 가고 싶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현장 생각이 굉장히 많이 난다. 나한테 이 작품을 준 것에 굉장히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라고 밝혔다.
배우들의 연기들도 돋보인다. 염정아는 남편의 불륜을 향한 책망, 딸을 향한 걱정 사이에 놓인 아내의 얼굴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김소진은 철없고 뻔뻔한, 사랑 앞에 무너지는 모습을 힘있게 표현했다. 500대 2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김혜준과 박세진은 신인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섬세한 연기로 극을 이끈다.
김윤석 감독은 “이 네 사람이 정말 연기 잘한다는 배우들이라는 것을 신인감독의 패기로 정말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성년’은 4월 11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