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오랜만에 대형 블록버스터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찾아왔다. 지난달 20일 첫방송한 SBS ‘배가본드’다.
국가를 쥐고 흔드는 거대세력과 이에 맞서는 주인공, 국내와 해외를 넘나드는 스케일, 그리고 수백억대 투입한 제작비까지 지난 2009년 방영된 KBS2 ‘아이리스’를 연상케 한다. 닮은 구석이 많은 두 작품을 비교해봤다.
# 한반도를 뒤흔드는 거대세력 : 아이리스 vs 로비업체
‘아이리스’는 남북관계 대립 및 에너지 개발을 둘러싼 이권다툼, 한반도를 장악하려는 비밀조직 아이리스와 얽힌 양측 첩보요원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 때문에 시시각각 변하는 대한민국 NSS과 북한 호위총국의 상황을 입체적으로 그리며 세계관을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아이리스에 맞서는 NSS 요원 김현준(이병헌 분)의 활약상은 극적 재미를 더했다. 불리한 상황 속에서 하나씩 타개하는 그의 능력은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배가본드’ 역시 모로코행 비행기 테러에 로비업체 존엔마크사가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초반에 공개해 세계관을 키우고 있다. 이와 함께 전투기 사업을 두고 제시카 리(문정희 분)와 에드워드 박(이경영 분)의 대립구도까지 그려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비행기 테러로 조카를 잃은 차달건(이승기 분)이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 또한 속도감 있게 그리고 있다. 이어 제롬(유태오 분), 릴리(박아인 분) 등 달건을 노리는 킬러들의 등장은 긴장감을 유발한다.
# 극한액션 : 이병헌 vs 이승기
‘아이리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포인트는 이병헌의 생존액션이다. 위험천만한 헝가리 열차 폭파 장면부터 밧줄 하나에 의존한 일본 아키타 댐 점프,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하는 광화문 총격신까지 매 회 몸을 사리지 않고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에 이병헌은 제작발표회 당시 “주인공이 특수부대 출신이기 때문에 영화 ‘놈놈놈’이나 ‘지.아이.조’에서 선보였던 만화 같은 동작과 다르다. 영화 ‘본 시리즈’처럼 실용적인 액션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승기 또한 이병헌 못지않은 액션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무술감독을 꿈꾸는 스턴트맨 역할답게, 건물 사이사이를 거침없이 건너뛰는 파쿠르부터 전속력으로 달리는 차에 매달려 맨 주먹으로 창문을 부시는 등 고강도 액션까지 모로코 로케이션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배가본드’ 연출을 맡은 유인식 PD는 기자간담회에서 “이승기가 건물을 뛰어내리고 차에 매달리는 장면 등 대부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고 밝혔다. 상대역으로 호흡 맞춘 배수지는 “몸 쓰는 게 매우 날렵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믿음직한 동료 : 김소연 vs 배수지
첩보액션물에서 주인공과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가는 동료들을 빼면 섭섭하다. ‘아이리스’에선 김소연이, ‘배가본드’에선 배수지가 맡고 있다.
김소연이 연기한 김선화는 북한 인민위원장 경호를 맡고 있으며, 인민위원장을 암살한 김현준과는 적대관계였다. 그러나 NSS에 배신당해 갈 곳 없는 김현준을 회유해 한 팀으로 끌어들이고, 함께 아이리스를 쫓는 등 둘도 없는 최고의 파트너로 활약했다.
또한 북한 최정예요원이라는 설정에 걸맞게, 뛰어난 전투력을 갖췄다. 구급차 안에서 요원들을 혼자서 해치우는 격투실력과 타겟을 정확하게 맞추는 저격술로 존재감을 뽐냈다.
‘배가본드’에서는 국정원 블랙요원 고해리(배수지 분)가 차달건과 공조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극 중 “몸보다 머리를 쓰는게 내 전공”이라고 직접 말한 만큼, 비행기 테러의 결정적인 증거였던 제롬과 김우기(장혁진 분)의 통화암호를 풀었다.
그리고 김우기와 그의 아내 오상미(강경헌 분)의 보험금 내역을 통해 공범까지 밝혀 차달건이 가장 신뢰하는 동료로 급부상했다. ‘배가본드’ 관계자는 “고해리는 두뇌플레이로 사건을 해결하는 캐릭터다. 남은 방영 분동안 그의 활약상을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KBS, SBS, ‘배가본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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