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윤희 기자] ‘구경이’가 연출 맛집으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가 “독특하고 신선하다”, “힙하다”라는 반응을 이끌어내며 시청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의심스러운데?”를 연발하는 탐정 구경이(이영애 분)와 해맑은 얼굴로 사람들을 죽이는 연쇄살인마 케이(김혜준 분). 두 여자의 추적 레이스를 펼치는 ‘구경이’는 하드보일드와 코믹 장르를 조화시킨 드라마로 안방극장에 색다른 재미를 안기고 있다.
이와 함께 이 독특한 드라마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이정흠 감독의 연출력도 또 다른 시청포인트가 되고 있다. ‘조작’, ‘아무도 모른다’를 통해 장르물 연출 내공을 쌓은 이정흠 감독은 ‘구경이’를 통해 재발견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케이의 살인 방법을 추리하는 구경이의 장면은 연극 무대처럼 재구성돼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케이는 사고사, 자연사 등으로 살인 사건을 조작했고, 구경이는 케이가 저지른 살인 현장을 상상하며 추리했다. 이 과정이 연극 무대처럼 표현되니, 무겁게 흘러갈 수도 있는 장르물도 새롭게 환기가 됐다.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보다 흥미롭게 빠져들게 만든 것이다. 또 경수(조현철 분)가 케이의 정체를 추리하는 장면은 연극 연기처럼 연출돼 코믹함을 더하기도 했다.
특히 케이의 살인이 ‘헨젤과 그레텔’, ‘메두사’ 등 연극 극본을 모티브로 한다는 점에서 ‘구경이’ 속 연극 무대 연출은 드라마와도 연결돼, 탄성을 자아낸다.
만화 같은 연출은 캐릭터의 개성을 더 돋보이게 하고, 상황을 더 유머러스하게 만들고 있다. 맥주 한 모금에 이성과 체력을 되찾고 눈을 반짝이는 구경이의 모습, 의심 많은 구경이의 눈에 비친 경계 대상 인물 경수의 모습은 CG로 게임처럼 연출되기도 했다. 또 AI 보이스로만 말하는 산타(백성철 분)가 케이의 사무실 침입을 팀원들에게 알리는 장면에서는 대사 대신 텍스트들이 날아와 만화 같은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정흠 감독은 뻔하지 않는 장면들로 연출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구경이가 보험 사기로 의심되는 사건을 의뢰받는 장면에서는 사건 현장 속 전단지를 다른 곳에 있는 구경이가 손에 넣는 모습으로 연출해, 장면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구경이가 화면을 응시하며 “의심스러운데?”라고 말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말을 거는 듯한 재미를 안겼다. 또 과거 경찰 시절 구경이와 학생 케이의 만남, 현재 살인 사건 현장에서 다시 마주한 구경이와 케이의 재회를 색깔을 덧입히는 연출로 장면을 전환시켜 반전의 묘미를 안기기도 했다.
이처럼 ‘구경이’는 드라마 팬들에게는 버릴 장면 없는 드라마, 흥미로운 연출의 장르물로 입소문이 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장면들 속에서도 작품의 특별함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는 이정흠 감독. 앞으로 남은 전개에서 어떤 연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윤희 기자 yuni@tvreport.co.kr /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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