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대놓고 코믹이다. ‘쌈, 마이웨이’가 B급 병맛 코드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지난 22일 KBS2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임상춘 극본, 이나정, 김동휘 연출)가 첫방송됐다. 대세 배우 박서준, 김지원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대본은 ‘백희가 돌아왔다’의 임상춘 작가가 맡았다. ‘쌈, 마이웨이’와 ‘백희가 돌아왔다’는 감성적으로 많이 닮았다.
‘쌈, 마이웨이’는 세상이 보기엔 부족한 스펙 때문에 마이너 인생을 강요하는 현실 속에서도, 남들이 뭐라던 ‘마이웨이’를 가려는 마이너리그 청춘들의 골 때리는 성장로맨스를 담은 드라마. 남사친, 여사친 관계인 고동만(박서준)과 최애라(김지원)의 묘한 사이가 드라마의 주요 포인트였다.
고등학생 시절, 고동만과 최애라는 공부와는 거리가 멀지만, 꿈 많은 학생이었다. 고동만은 태권 소년으로 주목받았고, 최애라는 아나운서를 꿈꿨다. 하지만 어른이 된 두 사람은 꿈을 이루지 못했다. 태권 소년은 진드기를 박멸하는 기사가 됐다. ‘뉴스데스크’에 앉고 싶었던 소녀는 인포데스크 안내원으로 일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현실 속에 살고 있었다.
고동만과 최애라에게서는 ‘남사친’, ‘여사친’ 이상의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고동만은 최애라에게 꽃등심을 얻어먹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갔다. 최애라는 대학동창 찬숙(황보라)에게 보여주기 위해, 고동만에게 쓰담쓰담을 부탁했다. 고동만은 쓰담쓰담 하나에 오만상을 찌푸려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최애라의 고시생 남자친구 김무기(곽동연)가 시험에서 떨어졌고, 슬픔을 잊고자 최애라는 고동만과 둘 만의 고기 파티를 연 것이었다.
최애라는 김무기에게 지극정성이었다. 뒷바라지를 하는 것은 물론, 이날은 김무기에게 자전거까지 선물해줬다. 그런데 알고보니 김무기는 고시원 이모(정수영)와 바람이 난 상황이었다. 더욱이, 이모의 뱃 속에는 김무기의 아이까지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된 최애라는 마침 만난 고동만에게 울먹이며 이를 털어놓았다. 감정에 복받쳐 말이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 이에 고동만은 “말 똑바로 못 해?”라면서 소리쳤다. 그리고 그는 최애라를 대신해 김무기에게 응징을 가했다.
또한 고동만은 최애라가 김무기가 사준 짝퉁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을 못 마땅해했다. 이에 고동만은 최애라에게 새로운 가방을 선물로 사줬다. 내친김에 신발까지 선물했다. 이처럼 최애라의 마음을 풀어준 고동만. 쓰담쓰담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최애라는 아까도 이런 쓰담쓰담을 원했다며 “이거 은근히 심쿵한다”고 말했다. 고동만은 “너 심쿵했냐”라고 묻더니, “술 끊어야겠다”고 말했다. 애써 친구라고 관계를 정하려는 모습으로, 둘 사이에 오가는 묘한 감정이 설렘을 자아냈다.
‘쌈, 마이웨이’는 내용만 보면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전형적인 로코 드라마이다. 여기에 코믹과 ‘쌈, 마이웨이’만의 재기발랄함이 어우러져 신선했고, 흥미를 높였다. 망가짐을 불사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한 몫 했다. 먼저, ‘박서준은 역시 로코다’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박서준은 웃기거나, 설레야 하는 장면의 포인트를 잘 잡아내고, 자신만의 전매특허 연기를 펼쳤다.
20대 배우의 기근을 끊은 김지원도 재발견됐다. 김지원은 고등학생 시절은 오란씨걸이 떠오르는 상큼한 모습을 보였다. 성인이 되어서는, 귀여운 모습부터 남자친구에게 배신 당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까지 다양한 감정 연기를 소화해냈다. 김지원의 연기 폭이 넓다는 사실이 새삼 확인됐다. 또한 박서준과 김지원은 떠오르는 KBS의 아들과 딸. 두 사람이 이번에도 제 이름 값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KBS2 ‘쌈, 마이웨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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