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시즌제는 이미 국내 방송 제작에서 흔한 일이 됐다. 인기가 있으면, 시즌이 지속된다. 하지만 인기가 없으면, 제 방송조차도 빛을 내지 못한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시즌2를 확정했지만, ‘믹스나인’은 과연 무엇을 약속할 수 있을까.
오늘(27일) KBS2 ‘김생민의 영수증’ 측은 시즌2 정규 편성 소식을 알렸다. KBS는 “‘김생민의 영수증’이 오는 3월 4일 일요일, 오전 10시 40분에 시즌2 첫 방송을 확정했다”며 “’김생민의 영수증’은 15분 6회 편성을 시작으로, 시즌1 10회 정규 편성을 거쳐 시즌2 정규 편성을 확정시키며 스스로의 힘으로 우뚝 서고 있다. 뜨거운 화제성과 높은 시청률을 발판으로 새로운 예능의 패러다임을 만들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팟캐스트로 시작했으나, 이례적으로 KBS에 15분 편성을 확정 지으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후 10회 70분으로 편성이 확장되며 일요일 오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이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이어가며 탄탄한 파워를 입증했다.
이는 공감대 형성에 있었다. 김생민이라는 인물 덕분에 가능했다. 김생민은 최근 서민을 대표하는 연예인으로 거듭났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커피 한 잔 값도 아끼지만, 가족들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소비하는 그.
김생민은 월급의 3분의 2 이상을 매달 저금해 온 통장 요정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습관으로 17년 만에 10억이 넘는 돈을 모았다. 경험을 토대로 시청자의 영수증을 들여다보며, 공감대를 넘어 실용적인 정보도 선사한 것. 시청자는 열광했다. 시즌제 확정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 모른다.
반면, 완벽하게 다른 행보를 자랑한 프로그램도 있다. 어제(26일) 종영한 JTBC ‘믹스나인’이 그 주인공이다. 두 프로그램은 첫걸음부터 달랐다. ‘믹스나인’은 ‘프로듀스 101’을 만들어낸 Mnet 출신 한동철 PD가 진두지휘하며 그 자체만으로도 이슈몰이를 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연달아 출연하며 화제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결론적으로 0%대에 미친 시청률이 이를 입증한다. 용두사미의 정석으로 굳히게 됐다. 팬덤을 쌓는 게 목표였겠지만, 쓸쓸히 무관심 속에 안녕을 전한 ‘믹스나인’.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뛰어난 출연진이 패배 요인으로 꼽혔다. 시청자의 시선이 참가자가 아닌, 심사위원에게 꽂혔다는 것. 이는 자연스럽게 그들만의 잔치로 이어졌다.
방송 환경은 달라졌다. 여러 플랫폼이 늘어나며, 시청자는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골라볼 수 있게 됐다. 시간과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말이다. 알맹이는 빠진 채, 호화로운 제작진과 스타만으로는, 더 이상의 인기를 보장할 수 없다. ‘영수증’과 ‘믹스나인’은 이 사실을 극단적으로 입증했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KBS, JTBC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