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마녀의 법정’이 분노를 유발하는 현실에 통쾌한 핵 사이다 하이킥을 날리며 ‘현실 개념 탑재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첫 방송부터 시대가 낳은 성고문 사건부터 현실에 만연한 사내 성추행 사건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스토리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제대로 사로잡은 것.
특히 상사의 성추행 사건 은폐를 시도하며 지독한 현실에 타협하는 듯 하다 막판에 통쾌한 반전 복수를 펼친 독종마녀 검사 ‘마이듬’의 매력이 시청자들을 제대로 홀렸다. 또한 아역부터 성인 배우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은 명품 연기을 보여줘 극의 몰입감을 최강으로 끌어올렸고, 이는 치열한 월화드라마 경쟁 속에서 시청자들의 압도적인 호평과 함께 동 시간대 시청률 2위를 기록하며 의미 있는 출발을 알렸다.
지난 9일 KBS2 새 월화 드라마 ‘마녀의 법정’(극본 정도윤, 연출 김영균, 제작 아이윌미디어) 1회에서는 20년 전 초등학생 마이듬(이레 분)과 이듬모 곽영실(이일화 분)의 안타까운 가족사를 시작으로 독종마녀 검사가 된 이듬(정려원 분)이 상사인 오수철 부장검사(전배수 분, 이하 오부장)의 성추행 사건에 통쾌한 복수를 날리는 모습까지 그려지며 시청자들에게 꽉 찬 60분을 선사했다.
10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마녀의 법정’은 전국 기준 6.6% 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 시간대 2위로 치열한 월화드라마 경쟁 속 새 판 짜기의 포문을 열었다.
‘마녀의 법정’은 출세 고속도로 위 무한 직진 중 뜻밖의 사건에 휘말려 강제 유턴 당한 에이스 독종마녀 검사 마이듬과 의사 가운 대신 법복을 선택한 본투비 훈남 초임 검사 여진욱(윤현민 분)이 여성아동범죄전담부(이하 여아부)에서 앙숙 콤비로 수사를 펼치며 추악한 현실 범죄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법정 추리 수사극.
20년 전 초등학생 이듬을 홀로 키운 영실은 희대의 공안형사였던 조갑수(전광렬 분)가 형제공장 여성노조원에게 저지른 성고문 혐의가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였다. 바로 영실이 조갑수가 성고문 사실을 시인한 음성이 담긴 증거 테이프를 간직하고 있었던 것. 영실은 용기를 내 담당검사인 민지숙(김여진 분)과 만날 것을 약속하지만,약소장소에서 조갑수와 마주치게 됐고 이후 행방이 묘연해지며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한편 조갑수는 “무죄 받았으면 무고로 갚는다! 이게 성폭행 재판의 기본이야”라며 피해자들을 향한 살 떨리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만들며 앞으로 그가 보여줄 악행을 예상케 만들었다.
사라진 엄마를 찾아 헤매던 이듬은 시간이 흘러 형사 2부의 에이스 독종마녀 검사 마이듬이 됐다. 이듬이 자신의 상사인 오부장이 기자를 성추행 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출세와 정의 사이 선택의 기로에 선 모습이 이어졌다. 앞서 자신이 해결한 병역 비리 사건을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브리핑 기회를 선배 검사에게 빼앗긴 이듬은 출세의 지름길인 특수부 발령을 건 오부장의 솔깃한 제안에 그의 사건을 은폐하기로 나섰다.
이듬은 오부장 성추행 사건을 담당한 도른자(?) 초임검사 여진욱의 심문에 거짓을 이야기하는가 하면, 성추행 피해 당사자인 한정미 기자(주민하 분)을 찾아가 고소를 취하할 것을 협박하며 무릎까지 꿇는 모습을 보여 보는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이제껏 이토록 지독한 검사 캐릭터는 없었기 때문.
그러나 오부장이 자신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을 알아챈 이듬은 징계위원회 현장에 깜짝 등장해 사건 발생 날 자신이 본 오부장의 범행을 일목요연하게 폭로하며 기막힌 반전을 보여줬다. 한 술 더 떠 징계위원회가 끝난 후 오부장과 마주한 이듬은 “야 오수철, 만지지 좀 마”라며 그 동안 자신이 당했던 사내 성추행 피해에 대한 불만을 토해내고 그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통쾌한 명 장면을 탄생시키며 안방극장에 시원한 핵 사이다를 선사했다.
또한 이듬이 독종검사로 고군분투를 하던 중 악연인지 인연인지 모를 초임검사 여진욱과의 계속된 만남은 큰 웃음을 안겨줬다. 이듬은 진욱과 엘리베이터 첫 만남에서 수상한 차림을 한 그를 변태로 오해해 그의 집 앞까지 쫓아가는 가 하면, 오부장 성추행 사건의 담당검사와 목격자로 만난 두 번째 만남에서는 자신의 속마음을 꿰뚫는 진욱의 심문에 황급히 도망치는 모습을 보여 폭소를 자아냈다.
오부장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대가로 검찰청의 기피부서 1위로 통하는 여아부로 좌천을 당한 이듬은 그곳에서 자신과 똑같이 물품박스를 든 진욱과 또 다시 마주하게 되며 이들의 끈질긴 만남이 계속될 것을 예고해 다음 방송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렸다.
‘마녀의 법정’은 여성아동성범죄 사건을 집중 조명하며 다른 법정드라마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첫 방송을 통해 현실 여성아동성범죄 사건을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풀어내는 밸런스 잡힌 극본과 연출로 시청자들에게 믿음을 줬으며, 개성 넘치는 캐릭터 열전을 통해 웃음과 재미까지 사로잡으며 문제작에 이어 화제작의 자리까지 올랐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KBS2 ‘마녀의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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