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이혜미 기자] 여신 한지민의 이토록 적나라한 생활연기라니. 새 드라마 ‘아는 와이프’가 ‘현실 판타지’를 완성하며 시청자들과 처음 만났다.
1일 방송된 tvN ‘아는 와이프’ 첫 회에선 아내 우진(한지민)과 최악의 권태기를 겪던 중 12년 전 과거로 돌아가는 주혁(지성)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극했던 사랑도 잠시. 출산 후 주혁과 우진이 현실의 벽에 부딪쳤다. 권태기는 필연적이었다.
이날도 우진은 주혁의 늦은 귀가에 불 같이 화를 냈다. 주혁에게도 사정은 있었으나 이는 이미 우진에겐 관심 밖의 일. 육아와 살림, 직장 일로 분주한 하루를 보낸 우진은 “닥쳐. 입을 호치키스로 박아버리기 전에. 목소리 듣기 싫으니까 입 벙긋 말고 닥치라고!”라 소리쳤다.
이에 주혁은 “여보, 내가 잘못했으니까 분을 가라앉혀. 나도 좀 전에 부재중 전화 보고 얼마나 놀랐는데”라며 우진을 달래나 역효과였다. 우진은 “좀 전에? 난 하루 종일 미친 여자처럼 동동거리면서 손가락 부서져라 전화했는데 넌 좀 전에 알았구나? 그걸 말이라고 하냐?”라며 육두문자를 쏟아냈다. 분을 가누지 못해 게 다리를 던지기도 했다.
이에 주혁은 친구들을 앞에 두고 이혼고민을 털어놓기에 이르렀다. 이미 둘 사이에 환상은 사라졌다. 최근 우진이 아내가 아닌 부랑배 아저씨처럼 느껴진다고. 주혁은 또 최근 집에서 밥을 먹은 기억이 없다며 “야근을 하고와도 밥을 안 차려준다”라고 토로했다.
종후(장승조)는 우진에게도 사정이 있을 거라며 그를 달래나 주혁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못난 나 때문이라고. 그런데 분노조절 장애가 있어”라며 우진의 폭언과 폭력으로 인한 마음고생을 토해냈다. 이에 종후도 더 이상 우진을 감싸지 못했다.
얄궂게도 최악의 결혼생활 중 성사된 것이 바로 첫사랑 혜원(강한나)과의 재회다. 혜원의 배려에 주혁은 “누가 나를 챙겨주는 게 너무 오랜만이야”라며 감격한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예전에 내가 선배 좋아했잖아”라는 혜원의 한 마디가 더해지면 주혁은 혼란에 빠졌다.
주혁과 혜원의 관계가 엇갈리게 된 발단이 바로 우진이다. 주혁은 혜원과 첫 데이트를 가던 중 우진과 인연을 맺었고 그녀의 적극적인 구애 끝에 부부로 맺어졌다. 자연히 혜원과의 관계는 끝났다.
한 번의 선택으로 바뀌어 버린 미래. 이날 주혁은 이 미래를 바꿀 기회를 얻게 됐다. 우진을 만난 해인 2006년으로 돌아가 이미 지나버린 과거를 살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현실과 판타지의 절묘한 변주. 여기에 지성 한지민 등 배우들의 적나라한 생활연기는 판타지 설정에 밀도를 더하며 본격 전개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켰다. 일단 첫 단추는 제대로 채워졌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사진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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