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꼬박 7년간 썼던 이름을 잃었다. 4년 넘게 동고동락했던 멤버를 잃었다. 어쩔 수 없이 새 이름을 찾아야 했고, 할 수 없이 그룹을 축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지된 그룹은 우려를 떨쳐내고, 승기를 잡았다.
지난 3월 그룹 하이라이트가 론칭됐다. 4월에는 위너가 컴백했다. 하이라이트는 그룹 비스트 출신 윤두준, 용준형, 양요섭, 이기광, 손동운으로 이뤄졌다. 멤버들의 적극적인 홍보 탓에 하이라이트는 비스트에서 이름 바꾼 그룹으로 대중에 인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위너는 멤버 남태현의 탈퇴로 넷으로 재편성됐다. ‘4 컴백 프로젝트’는 위너를 알리는데 주효했다.
물론 하이라이트와 위너는 이번 활동을 앞두고 걱정도, 고민도 많았다. 이름을 바꾸고, 완전체가 붕괴됐다는 사실은 아이돌에게 치명타였다.
◆ 비스트 아닌 하이라이트로 제2막
우선 하이라이트의 경우 본인들의 입장에서는 이름을 빼앗겼다는 억울함을 가질 수 있다. 데뷔를 시켜준 소속사와 재계약을 안했을 뿐인데, 자칫 배신자로 몰린 시선은 멤버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겠다. 끝까지 이름을 지키지 못해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법은 지켜야한다. 큐브엔터테인먼트에 귀속된 비스트 상표권은 결코 윤두준, 용준형, 양요섭, 이기광, 손동운이 가질 수 없다.
그래서 하이라이트가 된 다섯 멤버. 지난 3월 20일 정오 첫 미니앨범 ‘CAN YOU FEEL IT?’를 발매했다. 앞서 선공개한 발라드곡 ‘아름답다’와 타이틀곡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는 차트 상위권에 안착했다. 출발은 예전 비스트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멤버들이 각종 예능프로그램을 섭렵했고, 언론매체에서 멤버들에 관심을 보였다. 하이라이트를 향한 여론이 생성되며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는 음원차트와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다섯 멤버는 “저희가 의도하지 않았던 대로 방향이 흘렀다. 이름을 지킬 수 없던 이유는 전 회사와 협상이 되지 않았다. 저희는 할 수 있을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더 시간을 끌면,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게 오래 걸릴 것 같았다”며 “솔직히 저희가 새로운 출발이라 걱정도 많았고, 겁도 났다. 저희는 이름만 달라졌을 뿐, 가치관, 음악색, 정체성은 모두 그대로다. 비스트는 저희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마무리하겠다”고 하이라이트로서 활동에 의지를 불태웠다.
◆ 4인조 위너로 2번째 시작
위너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울타리는 그대로 유지됐다. 그러나 멤버 사이 갈등이 그룹을 분열시켰다. 국내 정서상 멤버 이탈은 부정적인 평가가 따라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패밀리십을 전면에 내세워 전략으로 삼는다. 특히 위너는 오랜 연습생활로 멤버 사이 유대감을 강조했다.
그랬던 위너가 막내 이탈을 막지 못했다. 심리적 건강 문제로 멤버 남태현은 위너, YG엔터테인먼트와 결별했다. 이 과정에서 남태현은 불편한 감정도 드러냈다. 마치 쫓겨났다는 의심을 품게 했다. 그 상태로 위너는 강승윤, 송민호, 이승훈, 김진우만으로 컴백을 준비했다. 지난 4월 4일 오후 4시 싱글 앨범 ‘FATE NUMBER FOR’을 발매했다. 타이틀곡 ‘REALLY REALLY(릴리릴리)’는 차트를 섭렵하며 데뷔곡 ‘공허해’를 잇는 1위곡을 탄생시켰다.
4인조가 된 위너는 “어쩔 수 없이 빈자리를 느낄 수 있겠다. 하지만 4인이 된 위너로만 머무를 수 없다. 4인조로도 위너의 색깔을 잘 보여드리고 싶다. 그것 때문이라도 심기일전해서 앨범을 준비했다. 저희가 활동할 모습을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며 “위너는 스토리가 있는 그룹이다. 저희 다섯 명은 팬들이 뽑아주셨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섯이 다시 뭉칠 수 있는 날도 생각해본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공백을 깨고 2017년 봄과 함께 찾아온 하이라이트와 위너. 하이라이트는 비스트를 벗고 2막을 시작했다고, 위너는 이탈 멤버의 공백을 채우겠다고 했다. 일단 첫 시도는 성공적이다. 그래서 이들의 다음 행보에 궁금증을 안겼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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