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방송인 김생민이 미투 폭로에 발 빠르게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진짜 책임에 대한 언급은 피하는, 알맹이는 없는 사과일 뿐이었다.
2일 디스패치는 김생민이 10년 전인 2008년 가을 한 방송사 프로그램 회식 자리에서 여성 스태프 A와 B씨 2명을 강제로 성추행 했다고 보도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김생민은 당시 노래방에서 회식을 하던 중 A씨를 밀실에 따로 불러 강제로 포옹을 시도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B씨도 추행을 당했다고 한다. 그러나 A씨만 사과를 받지 못하고, 프로그램에서 떠나야 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김생민뿐 아니라 프로그램 메인 PD와 작가가 사건을 은폐,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퇴출을 요구하는 자신만 불이익을 당했다는 것이다.
김생민은 A씨가 사건 발생 후 10년 만에 디스패치에 그날의 일을 폭로하자 공개적으로 사과의 말을 전했다.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김생민은 금일 보도자료를 통해 “그 날, 제가 그 자리에 없었더라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저와 함께 일해주시는 분들이 피해를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뒀다.
그러나 중요한 무언가가 빠져있다. 책임이다. 이미 너무 늦은 사과에 대한 비판은 김생민이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 차치하자. 그러나 성폭력 사건은 반드시 행동으로 보여주는 책임을 수반해야 한다. 예외는 있을 수 없다.
앞서 미투 논란에 휘말린 조재현과 오달수는 출연 중인 작품에서 하차하는 것으로 책임을 졌다. 그럼에도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김생민 사건의 경우 피해자는 2명이다. 본인이 인정한 사건인 만큼 뒤늦은, 말뿐인 사과로 책임을 대신해서는 안된다. 향후 거취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김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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