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그야말로 반전 흥행이다. 개봉 전부터 적지 않은 우려를 낳았던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김용화 감독)이 마침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16일째, 영화 ‘명량’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속도다. 신드롬이다.
‘신과함께-죄와 벌’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지옥에서의 49일 그린 작품.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1,2부를 동시에 촬영했고 순 제작비는 무려 400억 원. 규모도, 제작 방식면에서도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판타지 영화 불모지인 충무로에서 이와 같은 시도는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원작의 뜨거운 인기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며 걱정을 키웠다. 원작의 그림체와 전혀 다른 톤 앤 매너의 판타지물, 주인공 진기한의 증발, 김자홍의 직업이 바뀌며 원작의 팬들은 기대감을 실망감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원성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낯선 판타지 장르는 오히려 색다른 영화적 체험을 안긴 황홀경으로 바뀌었고, 진기한의 부재는 삼차사가 부족함 없이 채웠다. 회사원이었던 김자홍이 소방관으로 바뀌며 에피소드가 더욱 풍성해졌다.
여기엔 아시아 최고 수준의 VFX(시각특수효과), 전작 ‘국가대표’, ‘미녀는 괴로워’로 증명된 김용화 감독의 탁월한 흥행 스토리텔링 감각, 그린매트 위에서도 혼신의 열연을 펼친 배우들의 노력이 있었다. 특히 영화의 엔딩을 장식하는 김동욱의 호소력 짙은 눈물 연기는 관객에게 시각효과 못지않은 짙은 여운을 안기며 영화에 대한 만족도를 높였다.
‘신과함께-죄와 벌’의 흥행이 더욱 고무적인 것은 기획부터 제작 전반에 걸쳐 새로운 시도로 점철된 작품이라는 사실 때문. 한국영화의 장르적 확장성, 스타 배우의 활용 가능성, 제작방식에 대한 고민 등 충무로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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