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방송 전부터 논란이 된 ‘하룻밤만 재워줘’, 방송 후 이 방송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욱 뜨겁기만 하다.
지난 9일 방송된 KBS2 ‘하룻밤만 재워줘’는 단 1%의 사전 섭외 없이 현지인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일상을 공유하는 프로그램. 이상민, 김종민은 미션을 위해 이탈리아 로마로 향했다. 이날 두 사람은 로마에서 하룻밤을 묵기 위해 현지인들에게 말을 걸며 숙박을 부탁했다. 하지만 번번이 거절을 당했다.
결국 첫날 촬영 장비방 바닥에서 잠을 청한 두 사람. 다음날 여행객들이 가득한 로마를 떠나 조용한 도시 라티나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두 사람의 바람대로 K-POP의 팬인 한 소녀를 만나 하룻밤을 묵게 됐다.
K-POP, 빅뱅의 팬인 마르따를 만나 그의 집으로 향한 두 사람. 그곳에서 유쾌한 가족들을 만나 함께 식사하고 대화하며 시간을 보냈다. 특히 그토록 원하는 하룻밤까지 보내며 가까워졌다. 마지막엔 빅뱅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눈물을 보이기도. 짧은 시간이지만 공통된 관심사로 가까워진 것이다.
이후 또 하룻밤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두 사람. 미션은 실패했지만 처음 본 외국인들과 손을 잡고 춤추고 노래부르며 추억을 쌓았다. 유창한 언어 실력이 아닌, 바디랭귀지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에 감격하기도 했다.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것, 말과 모습은 다르지만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지만 민망함은 보는 이들의 몫이었다. 방송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과 이탈리아의 문화 소통이 감격스러운 것보다 부끄러움이 먼저 엄습한다.
처음 본 외국인에게 보자마자 하룻밤을 부탁하는 것. 과연 무례한 일이 아닌걸까. 아니면 무례함을 알지만, 웃음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야하는 걸까.
특히 여자 외국인들이 등장할 때마다 이상민, 김종민에게 ‘사랑 바보’, ‘관심’ 등의 수식어를 붙이는 자막 역시도 부끄럽긴 마찬가지다. ‘하룻밤’을 통해 한 가족처럼 소통하길 바라는 프로그램. 남녀의 관계에는 왜 집착하는 걸까.
문화적 소통이라는 시도는 좋았으나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실패한 ‘하룻밤만 재워줘’. 재미 보다는 부끄러움이 앞섰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KBS ‘하룻밤만 재워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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