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92세 할머니의 가출 선언에서 일 중독 아내의 사연까지. ‘안녕하세요’가 역대 사연들로 뜨겁게 불탔다.
9일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에선 추석특집으로 지난 사연들이 공개됐다.
첫 사연은 92세 할머니의 가출 선언을 말려 달라는 손녀의 고민이다. 고민인은 결혼으로 분가해 살던 중 할머니가 쓰러졌다며 “그때 이후로 불안증이 왔다. 그래서 다시 모시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남편이 불편해하진 않느냐는 물음엔 “할머니가 요강을 쓰셔서 방에 냄새가 조금 난다. 신랑이 눈치 없이 ‘무슨 냄새 안 나?’ 한 거다. 그런데 지금은 할머니 앞에서 팬티바람으로 다닌다. 아들이라며”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할머니는 왜 가출 선언을 한 걸까. 할머니는 “같이 있으면 미안하다. 애들에게 짐이 된 것 같다. 차라리 내 집이 있으면 마음이 편할 것 같다”라며 속내를 보였다.
할머니는 갓난아이였던 고민인을 사랑으로 키워온 바. 할머니는 “아이가 귀엽고 안쓰러웠다.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라며 내리사랑을 전했다. 복지관에서 공공근로를 하며 고민인을 키웠다고.
고민인은 “할머니가 내 결혼식에 우셨다. 나도 울었다. 할머니가 울며 노래를 부르시는 걸 보니 옛날 생각이 났다”라며 다시금 눈물을 글썽였다.
이에 할머니는 “밤낮 신세만 지고 미안하다. 마음 편히 놓고 살라. 나간다는 말은 속으로 하고 너희한테 안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어 워커홀릭 아내가 고민인 남편의 사연이 공개됐다. 아내는 분식집을 운영 중으로 가게에서 생활하느라 외박이 일쑤라고.
고민인은 “지독한 일중독에 걸린 아내는 다리가 다쳐 기브스를 하고도 일을 한다. 일이 좋은 건지 내가 싫은 건지. 밥도 혼자 잠도 혼자, 말년에 너무 외롭다”라고 토로했다. “좋은 집에서 같이 지내고 싶은데 아내가 가게에서 혼자 자는 게 너무 속상하다”라는 것이 고민인의 설명.
그렇다면 아내가 끼니도 거르고 분식집 영업에 매진하는 이유는 뭘까. 아내는 “돈을 벌어야 하니까. 연금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벌어야 생활이 유지된다”라고 밝혔다.
평생 일이 전부였던 아내와 외로웠던 남편. 아내는 “이제 나이도 들고 쉬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드나?”란 물음에 “그런 생각은 없다.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기쁘고 행복하다”라고 답했다.
남편과 같이 있는 게 좋지 않으냐는 물음엔 “좋을 때도 있다. 그런데 잔소리를 하니까 그게 듣기 싫은 거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남편이 꿈꾸는 건 아내와 ‘함께’하는 삶이다. 남편은 “이제 나이도 있지 않나. 같이 쉬고 여행도 가고 대화도 하고 그렇게 즐기며 살고 싶다”라며 바람을 전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