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역시 김래원은 멜로다. 대표작 ‘옥탑방 고양이’는 물론, 영화 ‘…ing’,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닥터스’, ‘흑기사’ 등 그의 멜로 작품들은 매번 평균 이상의 사랑을 받았다. 흥행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그의 연기만큼은 호평이었다.
그가 오랜만에 선택한 멜로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도 마찬가지. ‘가장 보통의 연애’는 누적 관객수 180만 명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비수기 극장가에서 거둔 야무진 성적이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전 여친에게 상처받은 재훈(김래원 분)과 전 남친에게 뒤통수 맞은 선영(공효진 분)의 솔직한 현실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김래원은 이번에도 멜로 장르에 특화된 모습을 유감없이 보였다. 기존 그의 멜로 작품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세상 한없이 ‘지질’하다는 것. 제작사 영화사 집 이유진 대표가 그에게 시나리오를 건넨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이유진 대표님이 지질한 캐릭터인데 한번 해보겠냐며 시나리오를 주셨어요. 시나리오를 읽어봤는데 지질? 전혀 안 지질하던데요. 대체 어느 부분이 지질하단 건지 잘 모르겠던데요. 시나리오는 정말 흥미로웠어요. 꼭 하고 싶었죠.”
“재훈이 지질하지 않다는 건 재훈의 행동에 공감했다는 얘기 아닌가”라는 기자의 농에 김래원은 제법 진지한 답변으로 맞받아쳤다.
“만났던 사람에게 술 마시고 연락해본 적 없어요. 재훈은 저보다 더 어리고 술에 의지하는 인물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누구나 아픔의 기억은 갖고 있죠. 그걸 극복하는 방법이 재훈으로서는 미숙했던 거죠. 감당하기 힘든 이별이라 술로 달랬던 거죠. 술이 실수를 만들었고. 그걸 지질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재훈은 술에 취해 전 여자친구에게 취중 카톡을 보내고, 부재중 전화 수십 통을 남긴다. 지난 사랑에 빠져나오지 못해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마냥 밉지만은 않다. 재훈이 한숨과 연민을 동시에 불러일으킨 것은 김래원이기에 가능했던 일.
“‘가장 보통의 연애’를 택했을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마음먹었던 것은 ‘부담감을 내려놓자’였어요. 예전엔 꼭 제가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거든요. 그 욕심이 다른 디테일을 더 채우게 되고, 그것이 오히려 제 연기를 부족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이번엔 제가 이끌기보다 이끌리고 느끼는 대로, 보조하고 조화로운 마음으로 연기하려고 굳게 마음먹었죠.”
어깨에 힘 뺀 그의 연기는 관객의 공감과 웃음을 이끌었다. 그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밀어주고 끌어준 공효진의 공이 컸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받자마자 (공)효진 씨가 해줬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남자배우들은 누구나 효진 씨랑 연기하고 싶어 해요. 자연스럽고 편하고 잘하잖아요. 연기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러운 매력이 있고요. 그 자연스러움에 편하게 이끌려 흐름에 맡겼더니 좋은 호흡이 나왔던 것 같아요.”
재훈은 상처 난 곳을 부러 건들고, 또 건들며 아픔을 잊으려 한다. 상처를 더 덧나게 하는 걸 알면서도 술만 마시면 다시 전 여자친구의 번호를 누른다.
“이별의 아픔은 시간이 해결해주겠죠. 다들 아픈 건 똑같이 아픈데, 감당할 수 있는 크기는 각자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재훈처럼 행동하진 않지만, 제가 재훈보다 덜 사랑해서 그런 건 아니에요.”
연예계 알아주는 낚시광인 김래원. 오죽하면 낚시 때문에 연애 못 한단 소리까지 나왔을까.
“연애할 생각 없지 않아요. 저 나이 많아요.(웃음) 낚시는 두 달 정도 쉬고 있어요. 너무 덥기도 했고, 얼굴이 너무 많이 타서 회사에서 정말 진심으로 얘기하더라고요.(좌중폭소) 물론 벌써 근질근질하죠. 전국적으로 이미 조사를 다 했어요. 어떤 물고기들이 나오고 있는지. 하하.”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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