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사랑의 여운만 남았다.
13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오! 주인님’ 마지막회에서는 한비수(이민기 분)가 49일째 되는 날 결국 사라졌다.
이날 한비수는 엄마 해진(이휘향 분)의 유품 상자에서 화이트맨(강승호 분)의 증명사진을 발견하고 놀라 급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그의 정체가 무엇인지 또 엄마와의 관계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워 하던 그는 주인(나나 분)에게 이야기를 전했다.
화이트맨의 사진을 보고 “닮았다”는 주인의 말에 비수는 해진이 잠든 강가로 찾아갔다. 그곳에 화이트맨이 다시 나타났고 비수의 이름을 부르며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가 비수의 생명을 연장한 이유는 자신이 끝까지 곁을 지켜주지 못한 해진의 마지막을 함께 해주길 바랬기 때문.
화이트맨이 자신의 친아버지라는 걸 알게 된 비수는 “당신 덕분에 해진 씨 곁을 끝까지 지킬 수 있었고 주인 씨를 만나 사랑할 수 있었다”면서 “고맙습니다, 아버지”라고 인사했다.
집에 돌아온 비수는 “강가에서 졸았는데 아버지를 만났다”면서 그가 자신과 같은 교통 사고를 당해 죽었고, 엄마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떠난 것이 한이 되어 아들이 같은 사고로 사랑도 모르고 죽는 걸 막고 생명을 연장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인은 “꿈이 아니라 실제로 만난거잖냐. 난 믿는다”면서 비수를 안아줬다.
비수와 주인은 ‘여자킬러 통키타’의 대박을 기원하며 알콩달콩 시간을 보냈다. 대본을 읽는 척 하던 비수는 “나에게는 남은 49일이 가장 특별했다. 마지막이 언제인지 알면서도 한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마지막보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이라고 고백했고, 주인은 “나랑 지금을 살자”고 말했다.
주인은 말없이 프랑스로 떠나려는 유진(강민혁 분)을 배웅하려 했지만, 유진은 마음을 굳게 먹고 선을 그었다. 한비수는 주변을 정리했다. 작품 탈고 후 “여행 떠나겠다. 안 올수도 있다”고 했지만 유대영(김광식 분)은 가볍게 생각했다. 또 비수는 “재환이(송유택 분) 내 새끼다. 데뷔 시키라”면서 작법 비법 USB를 건넸다. 한옥에는 주인의 발길 닿는 곳곳에 메모를 남겼다. 김창규(김창완 분)와는 첫 만남을 떠올리며 추억을 되새겼다.
비수는 전에 해진이 주인에게 준 반지를 다시 주인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 주인의 손에 반지를 발견한 김이나(우희진 분)는 “언제 훌쩍 떠날지 모르는 불안함 때문에 반대했던 거”라며 비수와의 관계를 축하해줬다. 언젠가 비수가 떠난다는 걸 알고 있는 주인은 “끝이 오면 받아들일 거다. 그래도 지금은 그 사람 옆에 있을 거”라며 촬영 현장에서 비수의 손을 잡고 공개적으로 관계를 밝혔다.
혼자 침대에서 눈을 뜬 주인은 오늘이 49일 디데이(D-DAY)라는 사실에 불안해 하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 비수와의 시간을 보냈다. 서로 늙어가는 모습을 보지 못 할 거라 생각한 주인은 40년 된 노부부로 어설프게 분장하며 웃어보였다.
두 사람은 하루종일 꼭 붙어있었다. 데이트 중 우연히 만난 타로술사(정시아 분)는 “남자가 주인 씨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차 있다. 남자가 죽도록 한 여자만 사랑하겠네. 행복할 거”라고 점괘를 말했다. 비수와 주인은 ‘내 사랑 내 곁에’ 음악을 들으며 서로가 곁에 함께 하길 바랬다.
자정이 다가오자 주인은 비수가 사라질까 두려워했다. 비수는 그런 주인을 위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사랑하는 이야기, 사실은 49일이 아닌 49년 이었다는 이야기 등을 만들어서 들려줬다. 점점 시간이 다가오자 비수는 “고맙다. 한비수 인간 만들어줘서, 사랑을 알게 해줘서, 내 인생에 주인님이 되어줘서 고맙다”고 키스한 뒤 “사랑해, 사랑해 오주인”이라고 고백했다.
눈물을 흘리던 주인은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눈을 감고 비수의 얼굴을 만지며 손끝으로 기억하려 했다. 그리고 자정, 비수는 사라졌다. 가장 무서워하던 상황이 닥치자 주인은 대답없는 한비수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1년이 지나 주인은 비수의 작품 ‘여자킬러 통키타’로 또 한번 인기를 끌었다. 배광자(이현정 분)과 결혼한 재환은 비수의 뒤를 이어 ‘통키타2’ 대본을 썼고, 대영과 이나는 1년째 사귀고 있었다. 유진 또한 한국에 돌아와 작품 관련 일을 했다.
주변 사람들은 사라진 비수가 여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었고, 주인 또한 설명하지 않았다. 주인은 엄마 정화(김호정 분)가 치매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해도 속상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고 다른 사람인 것처럼 인사하는 씩씩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러면서 더욱 비수를 더욱 보고싶어 했다.
1년 전 비수가 여행지에게 보낸 편지가 주인에게 도착했다. 편지에는 “내가 가장 잘 한 일은 오주인을 사랑한 것이다. 나만의 주인님이 되기에 너무 예쁜 사람”이라며 사랑하는 마음이 한가득 담겨있었다. 비수가 사라진 뒤 많이 아파했던 주인은 그를 그리워하며 “당신이 준 사랑 덕분에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 수 있었다”며 여전한 사랑의 마음을 드러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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