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정말 억울한 것일까.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배우 조민기의 입장엔 한 치의 후회나 반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성추행 가해자로 몰렸지만, 지금까지 볼 때 피해자의 입장으로 언론을 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조민기의 성추행 논란은 지난 20일 공론화됐다. 청주대학교 측도 조민기의 성추행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자 조민기는 소속사를 통해 성추행 관련 내용이 명백한 루머이며, 성추행으로 인한 교수직 박탈 및 중징계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청주대 측의 입장에 유감을 표하며 강경하게 맞섰다.
이날 JTBC ‘뉴스룸’에선 직접 육성으로 등장해 억울함을 토로한 조민기.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을 한 애들이 있더라. 노래방이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고 성추행이 ‘생각의 차이’에서 나타난 오해임을 주장했다.
조민기의 인터뷰에 네티즌들의 의견은 설왕설래했다. ‘명백한 루머’ ‘피해자 없는 루머’라 했던 조민기가 학생들에게 성추행의 빌미를 제공했던 게 제삼자가아닌 그의 입을 통해 드러난 것. 조민기는 이때만 해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후 조민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청주대 연극학과 학생들의 폭로가 속속 이어졌다. 폭로는 구체적이고 그들이 주장하는 조민기의 추행 행위는 충격적이었다. 이 학과 출신 배우 송하늘은 실명으로 폭로하며 조민기의 성추행 논란에 힘을 실었다.
21일 오전 조민기는 전날의 강경한 입장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났다. 소속사 측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조민기에 대한 성추행 관련 증언들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내사 착수에 들어간 경찰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폭로전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조민기는 피해자 여학생들을 향해 사과하지 않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1일 오후 방송된 채널A ‘뉴스 TOP10’을 통해 “(청주대에서) 7년을 근무했는데, 남는 게 이거(성추행)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내 딸이랑 동갑이니 친구하라고 했던 애들한테 제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나”라며 오히려 피해를 호소했다.
조민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민기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의 희생자이고, 피해를 주장한 여학생들은 단체로 거짓말쟁이라는 이야기다. 이와 반대라면 조민기는 성추행 범죄자에 대국민 사기극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어느 쪽이든 끔찍한 결말이다. 경찰 수사는 단 한 명이라도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이뤄져야 한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조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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