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한 번도 안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보고 안 본 사람은 없다. 대단히 높은 시청률은 아니지만, 잔잔한 인기를 끌며 순항 중인 tvN ‘마더’ 이야기.
‘마더’는 상처받은 소녀를 구해내기 위해 그 소녀의 엄마가 되기로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마더’가 사랑받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굵직한 메시지와, 이를 표현해내는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스릴러 요소를 가미한 쫄깃한 매력까지, 3색 맛이 어우러지며 시청자의 마음을 붙드는데 성공했다.
이보영은 쓰레기봉투에 버려진 허율을 데리고 먼 여정을 떠났다. 두 사람은 각종 고난을 다 겪었다. 이보영은 허율을 지키기 위해 고성희, 이혜영, 예수정, 남기애를 마주하며 다양한 종류의 모성에 대해 보여줬다. 매정한 모정도 있었지만, 이는 이보영을 더욱 성장시키는 힘이 되기도 했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친엄마임에도, 허율을 두 번씩이나 버린 고성희, 고성희의 동거남 손석구를 통해 우리 사회 속 가정폭력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주변을 둘러볼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 셈.
이보영, 이혜영, 남기애는 물론 허율까지. 발성과 눈빛부터 남다른 연기로도 시청자를 전율케 했다. 허율의 경우, 체념한 듯 읊조리는 말소리로 처연한 분위기를 내며 극강 몰입도를 자아냈다.
손석구가 이보영 모녀에게 집착하는 과정이나, 형사의 꾸준한 수사 과정 등 장치들도 한몫했다. 무거운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폭풍 전개로 시간 순삭 효과마저 낸 것. 다소 어두울 수밖에 없을, 그래서 쌓여갈 시청자의 피로도를 줄여준 배려까지 느껴진다.
그럼에도 시청자가 ‘마더’를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을지 모른다. 애쓴 교훈적 메시지는 아니다. 그보다 더 지당하고 당연한, 모성은 세상 모든 것을 맞서게 한다는 따뜻함일 것이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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