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이 정도면 민망함을 넘어 창피한 수준이다. 그룹 트리플H 현아와 이던의 퇴출을 발표한 큐브엔터테인먼트가 말을 바꿨다.
13일 큐브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당사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를 하는 데 있어 서로 간의 신뢰와 믿음을 최우선으로 일해왔다”며 “수많은 논의와 고심 끝에 현아, 이던과 신뢰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퇴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불신의 원인은 현아와 이던의 열애설이다. TV리포트는 지난 8월 초 현아와 이던의 열애를 보도했다. 큐브는 열애설이 보도되자 즉각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다음 날 현아는 한 매체를 통해 “이던과 교제하는 사이가 맞다”며 열애설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진심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당시 현아는 “팬들을 속이고 싶지 않았다”는 말도 함께 덧붙였다.
거짓말을 하지 않은 것이 죄라면 죄였다. 큐브는 계약이 남은 현아와 이던에게 퇴출을 통보했고, 이를 다수의 연예 매체에 일괄적으로 공식화했다.
큐뷰의 예상과 달리 후폭풍은 매서웠다. 현아와 이던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이 아닌데다 개국 공신인 현아를 강제적으로 ‘내쫓는’ 것이 옳지 않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 소식이 전해지기가 무섭게 큐브의 주가는 크게는 9% 가까이 급락하는 현상을 보였다. 당황한 큐브는 곧 바로 말 바꾸기에 나섰다.
이날 큐브의 관계자는 한 매체를 통해 “현아와 이던의 퇴출은 논의 중이었을뿐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며 “좀 더 의견 조율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현아와 이던의 의견도 중요하기 때문에 수렴 과정을 걸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퇴출이 최종 결정된게 아니다”라며 공식 보도자료와는 판이한 입장을 전달했다.
상장사에서 소속 연예인의 퇴출을 통보하는 건 고위급의 동의를 거쳐야만 가능한 일이다. 여론이 부정적이고 주가까지 떨어지자 곧바로 말 바꾸기에 나선 것이다. 제 손으로 쫓아낸 현아를 다시 잡으려는 속이 너무 빤히 보이는 행동을 하고 있다. 말바꾸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날 큐브의 한 관계자는 퇴출 번복 보도가 나가자마자 또 다른 매체를 통해 다시 퇴출이 맞다고 밝혔다. 여기서 끝났으면 다행이다. 이번엔 대표가 나섰다. 주가가 회복될 기미가 안보이자 다시 “퇴출이 아니다”고 말한 것이다. 1시간 동안 입장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
한 회사 안의 간부와 직원들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일괄적으로 입조차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려는 시도가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 현아 역시 이번 사건으로 큐브에 대한 신뢰를 잃었을 터. 큐브의 팬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제 살 깍아 먹는 자승자박 큐브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현아, 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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